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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Jun 15. 2020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

: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가족일까요?

'(아는 건 별로 없지만) 가족입니다'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정말 그렇게 아는 게 별로 없이 살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어이없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실랄해서 넋을 놓게 됩니다.


이렇게나 묵직하게 가족이라는 나아가 그 개개인에 대해 사유하게 만들다니. 놀랍네요. 고작 드라마 따위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튼 슬의생으로 말캉말캉 해진 감성이 큼지막한 바위 하나 가슴에 얹고 있는 느낌이 들게 만듭니다.


치워버릴 수도 한편으로는 그럴 생각도 못하고 그저 얹고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을 만드는 드라마라서 생각하게 하고 명쾌하지 않은 복잡한 플롯영화나 드라마를 싫어하는 아내마저 조용히 보게 만듭니다.


얼마 전 공황장애로 힘들어했다는 막내 동생 일을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에 더 몰입하게 됩니다. 혹시 내 맘 편하려고 가족의 일에 무관심했던 건 아닐까 반성하게 됩니다.


가족 개개인이 가진 사연이, 비밀처럼 묻혔던 그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가족이 겪는 혼란과 상처들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린 묻고 따지지도 않고 혼자 생각하고 혼자 판단하고 그래서 오해합니다. 그리고 결국 혼자 상처 받았다는 생각에 가족과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말하지 않으면 모를 일이다 하더라도 그전에 말하지 못할 만큼 사이를 벌여 놓았던 일들이 있었음을 너무 쉽게 아무렇지 않은 일로 잊었던 건 아닐까. 그런 무심함이 현실 가족을 만드는 게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우스개 말이 오늘처럼 가슴 아프게 느껴졌던 적이 없습니다. 진짜 우린 왜 이러고 살까요? 근데 또 계속 이리 살게 뻔해서 그게 더 마음이 편칠 않습니다. 가족이란 게 피만 섞였다고 되는 건지 아니면 오래 살아온 연식만 있으면 되는 것인지. 대체 뭔지 진지하게 고민하게 합니다. 진짜 가족이라는 게 뭔지. 알고 싶어 집니다.


어쩌면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가족일까요?

지금 가족사진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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