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읽다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목 Sep 15. 2020

[자기계발] 50의 품격은 말투로 완성된다

: 말 따로 마음 따로인 당신을 위한 말투 공부

말하는 건 기술이고 듣는 건 예술이다. p169


쉰하나. 다언삭궁(多言數窮), 말이 많으면 망한다는 말을 새기며 살려 노력하는 내게 '말'이란 주제는 무조건 읽어야 하는 순례처럼 여겨져 끌렸다. 참 많은 부분 공감하며 읽는다. 특히 어린 시절 친구를 만났을 때의 즐거움과 큰소리로 떠들고 거친 말투와 의미 없는 넋두리를 쏟아내는 중년들의 모습. 그게 나와 내 친구들이라는 게 함정이지만. 어쨌거나 50 정도 됐으면 페르소나는 벗어던지고 적당히 자신의 얼굴로 살아야 한다는 그의 말이 부끄러워 온몸을 따끔거리게 만든다.


나는 품격이 있는가?를 곱씹게 만드는 책이었다. 입이 꽤나 거친 탓에 시작부터 나와는 동떨어진 이야기를 예감했지만 그래도 이제라도 고상해지면 싶어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의 품격을 탐한다. 한데 '생각해보니 부끄럽기 이를 때 없다'라는 그의 이야기에 여적 생각해 본 적이 없는 나는 그보다 좀 더 부끄러울 수밖에.

  

아무것도 배우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나'밖에 될 수 없다는 것을. '좀 더 나은 자신'이 되길 원한다면 어렵더라도 변화하는 게 맞다. p19


말투를 포함한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에 관한 나름의 통찰을 이야기하는 그를 통해 나 역시 통찰까지는 아니더라도 한 줄 한 줄이 반성하게 한다.

다치기 전에는 운동을 했다는 이유를 방패 삼아 거친 말투를 합리화하거나, 늦은 나이에 시작 나이 어린 상사를 모시는 게 적잖이 힘겹다는 핑계를 퇴사 운운하며 밀려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게 아닐까 싶다. 한편으론 나이 많은 걸로 적당히 퉁치면서 격이 없는걸 자랑처럼 착각하는 일은 나 혼자만의 일방통행일지 모른다. 지금 돌아보면 말이 생각을 거치지 않으니 말이 말이 아니었을게다.


작가도 말했다시피 그럼에도 말투 하나 바꾸는 것도 쉽지 않을 나이지만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해 노력할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리더는 부하가 하는 일에 책임을 지는 사람이지, 부하의 일을 대신해 주는 사람이 아니다. 아무리 CEO라도 아랫사람의 권한까지 함부로 침범해선 안 된다. p95


굳이 나서도 되지 않을 일을 본인이 나서면서 '이렇게 하는 상사'를 본 적이 있느냐며 생색을 내는 사람이 떠올랐다. 한데 그런 그를 보며 정작 직원들은 늘 "왜 저럴까"라며 혀를 내두르게 만들던 사람이었다. 그의 리더십은 그렇게 아랫사람의 권한을 침범하는 상사 그 이상도 아니다. 본인이 해야 할 일이 뭔지, 뭣이 중한 지도 모르는 사람일 뿐이다.


해서는 안 될 말이 뭔지 알고, 그것을 끝까지 하지 않는 것. p158


소름이 돋을 정도로 번쩍 정신이 들었다. 얼마 전에 읽었던 책, 김재식의 <좋은 사람에게만 좋은 사람이면 돼>에 보면 "웃을 수 없는 말을 해서 웃지 않으면, 농담이라고 할 게 아니라 미안하다고 해야 한다."라는 글을 읽으며 뜨끔했었는데 역시 '말'은 생각을 거쳐 좀 느리게 나와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은 딱히 50이라는 나이에 묶어 두기엔 아깝다. 젊거나 늙거나, 리더거나 직원이거나 그냥 묻고 따지지 말고 읽기만 해도 피가 되고 살이 될만한 충고고 조언이고 부탁에 요청이며 자기고백이 선물상자 보물섬처럼 가득 담겼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에세이] 보통의 속도로 걸어가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