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미나라는 작가의 유명세보다 불행하다는 마음이 '어느 날' 불쑥 치밀었다는 제목에 눈이 머물렀다. 나는 어느 때부턴지 기억도 나지 않지만 이후로 '날마다' 쭉 그러고 있어서다. 고칠 방법도 의미도 찾을 수 없어 그저 버티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래서 이 책에 눈물이 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러진 않았다.
쉬어야겠다고 작정하고 떠난 여행에서 갑자기 낯선 감정에 휘말린 그가 무작정 떠난 100일의 여행에서 얻은 마음 챙김에 대한 이야기다. 태국, 쿠바, 코스타리카, 이탈리아를 거쳐 다시 태국으로 향하는 여정에서 자신을 찾는 과정이 왠지 소설처럼 느껴졌다.
솔직히 나는 가볍게 날릴 정도의 우울감은 종종 경험하는 일이지만 그처럼 깊은 우울감이 그것도 갑자기 휩싸인다는 경험이 없어 그 느낌이 어떨지 가늠도 안 된다. 그래서 그의 여정이 예사롭지 않았다.
'자신이 노력한다고 미래는 바뀌지 않을 것을 알기에, 가진 것이 너무 없어 있는 것에 행복을 발견하는 것에, 오늘에 집중한다'라는 쿠바의 마티아스의 이야기이나 그가 여행지에서 직면하는 삶의 철학들이 곳곳에서 마음을 사정없이 흔든다.
그와 비교해 나는 인생을 열정적으로 살았던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지만 나름 열심히 살았다 자평하며 끊임없이 쉼을 갈구하지만 현실은 이런저런 핑계로 여전히 직장에서 버티는 삶을 선택하고 있는 내 삶을 생각해 본다. 이제라도 버킷리스트를 만들어 볼까 싶다.
인생은 내일 일을 알 수 없고, 인간은 아픈 경험을 통해 성장하며, 행복은 지금 현재 내 마음속에 존재한다는 사실. p350
좀 생소하긴 했지만 내면아이, 내면부모, 내면성인이 만들어내는 여러 감정의 밸런스는 어쩌면 두려움을 직면하게 만들어 주고 결국 흩어지는 감정의 의식 속에서도 나를 잃지 않게 하는 마음챙김이 가능하게 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의 여행에 동행하면서 뜻하지 않게 수련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치열해야 성공한다고 믿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