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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Oct 30. 2022

그런데 말입니다, 경찰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경남 양산 모녀 실종 사건을 다룬 '그것이 알고 싶다' 1329회를 보다가 빡치게 만든 결정적 한마디는 경찰의 "잘됐네요"라는 대답이었다.


4년 동안 그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 그저 보통 시민이 증발에 가까운 실종이 되었고, 학령기 아이가 학교에 나타나지도 생활 흔적도 없는데 단순히 채권, 채무와 관련된 금융 거래를 들여다볼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나불대는 걸로 책임 회피를 하다니.


결국 경찰은 4년을 못 찾은, 아니 안 찾은 합리적 의심이 드는 결과를 그알 스텝은 찾았다. 엄마가 남긴 수 십장의 흔적들을 밤새 첩보원처럼 조합해 아이의 흔적을 찾고, 극도의 외로움에 방치된 아이의 빅스비와의 처연한 대화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그 경찰(차마 여기에 욕은 못쓰겠지만 심정은 쓰고도 남는다.) PD의 찾았다, 는 말에 경찰은 자신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자책의 침묵도 단 1초의 한숨도 없이 빛보다 빠른 속도로 잘 됐다는 말을 내뱉는다. 그리고 경찰을 보내는 걸로 끝맺음을 한다. 그알이 부린 재주를 경찰이 채갈까 염려된다.


어쨌든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엄마가 다소 횡설수설 하긴 하지만 나쁜 의도는 아니었다 생각이 들기에 한시름 놓았다. 표창원의 아동 학대의 기준을 부모의 눈높이에서 바라보는 게 문제, 라는 지적은 적확하다. 부모가 아닌 아이의 입장에서 극도의 외로움과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빼앗은 방임은 분명 학대다.


이젠 실종이나 미스터리한 증발, 아니 더 무서운 일도 경찰이 아닌 그알에 제보해야 하나? 진짜 그것이 알고 싶어, 깝깝하다.


#그것이알고싶다 #경남모녀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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