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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목 Jul 04. 2023

죽는데 좋을 리가


죽음을 앞둔 이에게 좋은 죽음이 있을까?

팔순을 훌쩍 넘기고 아흔을 코앞에 둔 외숙모가 돌아가셨다.

정은 눈물과 비례하는지 그다지 눈물은 나지 않았다.

외숙모를 떠올리면서 길어 올릴만한 추억이나 이미지가 딱히 없다.

그럼에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오래 앓은 치매와 호상이란 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죽음이 좋을 리 없을 것을 유독 장례식장에서는 인심 쓰듯 던지는 그 말이 값싸게 느껴져 속상하다.

이미 팔순은 훌쩍 넘긴 아버지와 이제 막 팔순 된 엄마도 죽음은 좋을 리 없지 않은가.

죽는 이의 기분이야 그리되기 전까지 알리 없는 일이지만 상실로 남을 이에게 죽음은 분명 좋을 리 없다.



#죽음 #상실 #공감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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