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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혜령 Dec 14. 2018

<데스티네이션 웨딩>우리 이대로 엮일 운명이란 말인가?

ⓒ 데스티네이션 웨딩 / 빅터 레빈



여기 결혼식에 다른 목적으로 온 사람이 있습니다. 신랑의 이복형 '프랭크(키아누 리브스)'와 신랑의 전 여자친구 '린제이(위노나 라이더)'. 한 남자는 비교되는 게 싫었고, 한 여자는 미련을 버리지 못해 싫었죠.  이 말도 안 되는 호화 결혼식에 초대받았지만 억지로 끌려온 사람답게 시종일관 구시렁거립니다.  



ⓒ 데스티네이션 웨딩


공항에서부터 악연이었던 두 사람은 비행기 옆자리, 같은 픽업 차, 옆방을 전전하며 엮이게 됩니다. 마치 '키스(결혼식 초대자)'가 일부러 그런 것처럼요. 우연도 세 번이면 필연이라더니, 어째 이 둘이 사랑에 빠질 확률에 한 번 내기해 볼까요?


이 영화는 '리처드 링클레어'감독의 '비포 시리즈'와 '우디 앨런', 혹은 '홍상수'감독의 미국 버전 향기가 납니다. 낯 선 여행지서 우연히 겪는 여정, 대본은 없을 것 같은 아무말 대잔치 속사포 대사량, 불편하고 난처한 상황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들어가는 운명적인 만남, 부정하면 할수록  끌리는 썸남썸녀의 로맨스가 코미디와 만났습니다.



ⓒ 데스티네이션 웨딩 / 키아누 리브스, 위노나 라이더 26년 만의 만남




뻔한데 끌리고, 불편해 보이지만 옆에 붙어있고 싶은 이중성, 시종일관 티격태격, 엎치락뒤치락 대화를 주고받다 보면 비호감은 호감이 되고, 어느새 입술을 말이 없는 포개짐으로 상황 역전. 미운 정도 정이라더니, 티격태격하다가 정들어버린 이 사연이 재미있습니다.

제목 '데스티네이션 웨딩'뜻은 하객들이 휴가 겸 참석할 수 있도록 외국의 특별한 장소에서 하는 결혼식입니다. 우리나라처럼 단 몇 시간에 끝내버리는 결혼식 보다, 하객과 가족, 주인공 부부가 며칠에 걸쳐 느긋하게 보낼 수 있는 즐거움입니다만. 영화에서는 누구보다도 빨리 끝내고 가고 싶은 예식이기도 합니다.




ⓒ 데스티네이션 웨딩


영화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끝없이 펼쳐지는 와이너리, 하객 고려 1도 안 한 땡볕 아래 열린 결혼식,  난데없이 나타난 포식자(?),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게임(?) 등 남의 결혼식 왔다가 눈 맞게 생긴 남녀를 탐구합니다.

츤데레 조각미남 역을 맡은 '키아누 리브스'의 멋짐은 <존 윅>이후 스타일을 고수하고요. <블랙스완>이후 스크린을 오랜만에 찾은 '위노나 라이더'의 최근 모습, 사실 많이 놀라긴 했습니다. 30분은 봤는데도 같은 사람이라고 인지하기에 꽤 걸렸던.. 하지만 말 많고 신경질적인, 그러나 순수한 '린제이'역에 잘 어울렸습니다.



ⓒ 데스티네이션 웨딩



'위노나 라이더'는 90년대 아이콘으로 불리며 외모, 연기 모두 완벽했습니다만. 몇 번의 큰 위기로 활동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에서 재기에 성공하기도 했는데요. 앞으로 좋은 모습으로 스크린에서도 자주 보길 바랍니다.



앙숙의 티격태격 로맨스 <데스티네이션 웨딩>은 26년 전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감독의 <드라큘라>에서 함께 호흡을 맡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화제가 된 영화입니다.





평점: ★★★
한 줄 평: 남의 결혼식에서 눈 맞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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