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동화> 자비와 골이의 탈출여행
골이는 역시 지혜로운 친구입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크게 당황하는 법이 없죠.
자비라면 주저앉아 울고 싶었을텐데, 골이는 정신줄을 놓지 않습니다.
"우린 을지로입구부터 어차피 계속 직진으로 왔으니까,
왔던 길 그대로 돌아가면 될거야."
그런 골이를 따라 자비와 걸쇠는 한참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골이말대로 저 멀리 을지로4가역 6번 출구가 보였습니다.
"골이야, 저기 을지로4가!"
"알어, 알어."
을지로4가역 방향으로 계속 걷다 보니, 방산시장도 나타났습니다.
여기가 바로 골이와 걸쇠가 말한 그 시장이었어요.
"여기부터 가게들 잘 봐봐."
시장 앞쪽으로 문닫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골이가 가리킨 그 곳에는 정말 자비와 닮은 친구들이 많았습니다.
이곳은 각종 인테리어 가게들의 집합소였던거에요.
"진짜 나랑 많이 닮았어.."
"거봐, 내가 그랬잖아."
"나를 닮은 친구는 없네."
"걸쇠 너는 이제 유물이야."
골이 얘기처럼 자비 가족은 진짜 여기 있는 걸까요.
'우리 집에 있는 아빠, 엄마, 임둥은 그럼 가족이 아닌거야?'
'그럼 내가 태어난 곳도 우리집 화장실이 아니고? 여기서 태어난 걸까?'
한참을 가게 안의 닮은 친구들을 바라보는 자비에게 골이는 더 볼거냐며 물었습니다.
그러나 자비는 골이의 물음이 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왜 다들 슬퍼보이죠?'
'새벽시간인데 왜 우리처럼 돌아다니지 않고 힘들게 벽에 걸려있는 걸까요?'
"이제 시간도 많이 지났는데 우리 그만 돌아갈까?"
골이가 뭔가 이상함을 느끼고 다시 한번 자비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자비야,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니까 너무 심각해 하지마."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러나 자비는 오히려 더 혼란스러웠습니다.
스스로도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그들이 가족처럼 느껴지지 않았어요.
자비는 골이의 말이 여전히 들리지 않았는지, 갑자기 앞으로 달려갔습니다.
골이는 그런 자비의 모습에 당황한 나머지 순간 몸이 굳어 버렸죠.
"야! 너 어디 가!"
"걸쇠! 가서 잡아!"
자비는 앞도 보지않고 달리다가 딱딱한 물체에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어요.
그리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뭐야, 이녀석. 앞에 안보고 다녀?!"
아, 이 친구들은 누구죠?
(다음편에 계속)
본 동화는 인스타툰에서 그림책으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https://www.instagram.com/p/DEXNqXXP0G7/?igsh=MW5naGloMmx5cmFyZ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