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수직으로 맞는다
나는 한떨기 베어진 연잎
눈이슬 잡힐 듯 눈을 살그시 감고,
비를 수직으로 맞는다
비의 감촉은 나의 살결 위에서 요동을 치며 흩뿌려지고
그새 눈을 뜨면 무수한 축복이 내리고 있다
하지만 누가 알까
그동안 그 축복속에 눈물을 감추어 흘러 내버려두었다는 것을..
한동안 비를 맞고 있어도 끝내 한떨기 베어진 슬픔은 알아챌 수 없다는 것을..
빗물이 눈물을 타고 흐른다
눈물은 빗속에 숨어들어 물줄기 속으로 사라져 간다
갑자기 비오는 날,
기쁘게,
웃을 수 있게,
비를 맞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