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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Feb 02. 2020

생일 케이크 대신 자유를

지코의 <아무노래> 뮤비를 통해 생각해 보는 회사에서의 생일축하

요즘 핫하다는 지코의 <아무노래> 뮤직 비디오의 스토리는 이렇다. 


생일축하 파티에서 정작 자기는 즐겁지 않은 지코. 그는 친구들이 잠든 후, 혼자 헤드폰 끼고 춤을 추며 행복해한다. 아침에 이 모습을 본 친구들이 케이크를 들고 다시 축하 노래를 불러주자, 지코는 급 정색을 하고 밖으로 나가버린다.


출처 : 지코 <아무노래> 공식 뮤직비디오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 스토리는 생일에 대한 젊은 세대의 의식을 반영한다. 


생일이라고 회사에서 케이크 사서 단체로 축하노래를 불러주는 건 풍요롭지 않게 살아 본 세대들의 의식. 퇴근 후 생일축하 회식까지 한다면 요즘 세대들에겐 그야말로 노답이다. 이들이 받고 싶은 건 회사가 고른 고급 케이크가 아니라 '자유' 혹은 그들이 직접 고른 무언가다.  


생일엔 자기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휴가나 반차를 줘라. 쿠팡 회사 계정을 하루 동안 빌려주고 사고 싶은 걸 직접 주문하게 해주는 것도 좋다. 생일은 생명을 주신 부모님의 날이니 회사 이름으로 직원 부모님께 선물을 보내는 것도 좋다. 업무 중에 전 직원을 회의실로 불러내 타의 반 자의 반 축하 노래를 듣는 건 이 세대가 원하는 축하와는 거리가 있다.


나는 SNS에 내 생일을 숨기거나 1월 1일로 거짓 설정해뒀다. 형식적으로 오는 생일 문자와 댓글이 부담스럽고, 일일이 댓글을 달기는 더 귀찮아서다. 그런 문자를 보며 '난 행복하구나' 하는 생각은 안 든다. 내 취향을 알고 지인이 보내준 스벅 카페라테 쿠폰 하나가 더 고맙다.


요즘 나의 화두는 '존중'이다. 우리 회사의 HR 은 Human Resource 가 아니라 Human Respect 이라서다. 어떻게 직원들이 일터에서 존중받는다고 느낄 것인가. 분명한 것은 무언가를 '많이' 주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작더라도 원하는 것을 주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개인의 취향과 자유는 모든 인간이 원하는 그 '작더라도 원하는 것'의 디폴트인 듯하다. 


다들 태어난 시대는 다르지만, 

우리는 모두 2020년을 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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