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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Aug 19. 2020

리더십은 실용 역량이지, 지식이 아니다

좋은 리더십은 책이 아니라 퍼포먼스가 말해준다


스마트워크에서도 리더십은 화두다. 업무 방식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어떻게 보이지 않는 팀원들을 리드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이 보급된 지 20년차, 개인의 일상은 이미 온라인으로 무게중심을 옮겼지만 조직은 변화에 게을렀다. 현재까지의 성과관리와 동기부여 방법들은 대부분 대면 중심이고, 리모트워크 환경에서는 작동하는 것이 별로 없다. 심지어는 비효율적이기까지 하다. 


여전히 게으른 사람들은 '그래도 일을 만나서 해야지'라며 타자기 시대에 만들어진 조직관리 방법론으로 디지털 네이티브들을 관리하려 한다. 조금 더 부지런한 사람들은 그래도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책도 읽고, 강연도 자주 들으러 다닌다. 리더십과 관련해 이렇게 많은 책을 읽었다며 책자랑을 하는 인스타그램 유저도 많다. 


(이미지 출처 : https://www.ozy.com)


결론부터 말하면, 책과 강연 속의 '지식'의 축척 자체는 좋다. 하지만 경험이 기반이 되지 않은 지식은 메인 재료가 빠진 코스 요리처럼 허무하다. 특히나 리더십은 프로그래밍이나 포토샵처럼 나만 잘하면 성과가 나는 분야가 아니라 상대와의 호흡이 중요한 영역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상대가 갖는 변수가 커서 현실상에서의 최적화가 필요하다


핵심을 강조하기 위해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내가 목격한 가장 발전이 없는 리더는, 리더십 관련 책을 일주일에 한 두 권씩 읽으면서도 정작 팀원들을 관찰하거나 직원들의 행동에 대한 '왜'를 묻는 횟수는 일주일에 한 번도 안 되는 분들이었다. 무대에서는 리더십을 강연하지만 그 강연을 준비하는 팀원들과는 대화를 거의 하지 않는 연사도 봤다. 어떤 리더는 커뮤니케이션 툴을 만드는데, 그 분과 일을 하는 직원들을 보면 군대가 따로 없다.    


이런 상황은 마치 세계의 요리 레시피를 꿰뚫고 있지만 정작 테이블에 내 놓는 요리는 맛이 없는 셰프를 만나는 느낌이다.  리더십은 지식이 아니라 실용역량이라 현장에서 먹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데, 그런 리더가 이끄는 팀은 보통 결과도 미비하고 팀원들의 만족도가 낮다. 유투브에서 방송만 할 게 아니라면 우선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  


오해는 없길. 

개인적으로 자신의 경험으로만 모든 걸 해석하는 극단적인 경험주의자나 몽상가는 경계한다.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인간의 인지와 경험이 얼마나 왜곡되고 일반화되기 쉬운지 알고 있어서다. 특히 자신의 일회성 경험으로 세상을 해석하는 건 스스로는 통찰처럼 느낄 지 몰라도 신뢰도는 바닥이다. 여러 번의 내 경험과, 그 보다 더 많은 횟수의 타인의 경험이 같이 고려되어야 최소한의 신뢰도를 갖춘 해석이 가능하다. 즉 타인의 경험과 지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리더십과 같은 실용역량에서 경험이 부족하다는 건 치명적이다. 리더십에 대한 지식은 경험을 기반으로 할 때 비료가 되어 리더십이란 식물을 성장시킬 수 있다. 스마트워크 시대에 맞는 리더가 되고 싶다면, 지금 알고 있는 지식들 중 하나라도 실제 팀 안에서 최적화를 해보길 권하고 싶다. 답은 책이 아니라, 팀원들의 퍼포먼스와 시장의 결과가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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