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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두옥 Mar 08. 2022

핵심은 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다

넷플리스 '타다, 대한민국 스타트업의 초상' 요약

평소에 기술/정치 관련 다큐멘터리를 자주 보는데, 오늘 넷플릭스에서 본 다큐멘터리 '타다'에서 생각 외로 많은 인사이트를 얻었다. 타다의 어떤 서비스가 대중들에게 통했는지, 타다는 어떤 과정을 통해 대중들의 신뢰를 얻었는지, 그리고 법적인 이슈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했으며, 철두철미하게 대응했음에도 왜 타다가 불법이 되는 상황이 되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다른 기업 다큐들처럼 홍보성으로 만든 느낌 없어, 일어난 일 있는 그대로를 보여줘서 내용이 담백하다.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인사이트를 정리해 본다.  




1. 대중들은 특별한 기능이 아니라 '기본적인 기능'을 보장해 줄 때 반복적으로 돈을 낸다. 


타다에서 처음 서비스를 시작할 때 (지금은 불법이 되어버린 타다 '베이직' 서비스) 택시 승객자들이 원하던 것은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승차거부, 담배냄새, 정치 이야기, 돌아가기 같은 것을 안 했으면 좋겠다는 아주 기본적인 니즈였다. 타다는 왜 그런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분석하고 관찰했고, 그런 기본 서비스를 보장하는데 주력했다.



2. 이용자의 남용은 규칙이나 벌금이 아니라 '기술'로 모니터링하고 해결할 수 있다.


운전 기사님들의 태만을 막기 위해서 과거에는 사납금이라는 제도를 두었는데, 타다에서는 이런 현상을 도덕적인 잣대로 판단하지 않고 우선 '이해'하려고 했다. 그 다음에, 그 상황이 생기는 근본적인 이유를 찾아내고, 그걸 기술적으로 풀려고 시도했다. 사납금 대신 시간당 수수료를 도입한 것이 그 시작이고, 승객을 태우기 전에는 목적지를 알 수 없게 프로그래밍해서 승차거부를 없애기도 했다.  




3. 좋은 서비스 & 높은 가격의 선순환 구조에서 시작해야 한다. 


많은 서비스가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격경쟁에서 순환을 시작한다. 반면, 타다의 경우 시간이 좀 걸려도 좋은 서비스 경험에서 시작해서 높은 가격과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었다. 그런 선순환의 실제 샘플을 보고 나니, 내가 리드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는 어떤 선순환 구조를 그려야 하는지 로드맵이 그려졌다. 


서비스 퀄러티 ➔ 고객 만족 ➔ 자발적 바이럴 ➔ 이용자수 증가 ➔ 회사의 수익증가 ➔ 높은 서비스 퀄러티 (선순환)


4. 플랫폼에 수익을 가져오는 파트너의 핵심 니즈:  수익, 자율, 자부심


타다 운전사의 입장에서 큰 메리트는 (1) 나의 기술(재능)을 활용해서 수익을 낼 수 있고 (2)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으며 (3)고퀄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라는 자부심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없던 수익을 만들어 내는 (1) 항목이 가장 중요히다고 생각하는데, 그래서 지금 준비하고 있는 리모트워크 관련 서비스에서도 어떻게 참여자들에게 수익을 만들어 주면서 그들의 자율과 자부심을 지켜줄 수 있을까 고민 중이다. 


관련해서, 참여자들이 충분한 수익을 얻는 것은 서비스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만에 하나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참여자에게 돌리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고.


5. 새로운 서비스는 기득권의 이해와 충돌할 때 '위법'이 되기도 한다.


서비스를 만들 때, 명시적인 법과 국민들의 정서적 감정의 간격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타다의 경우, 타다 서비스를 출시할 때의 법은 명확하게 타다가 합법임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 택시운전 기사들과 정치인들의 이해를 반영한 정서적인 감정은 그 반대였다. 결국 국회의원들은 아후 법을 개정하면서까지 타다를 불법으로 판결했는데, 이는 옳고 그름의 판단을 떠나 서비스가 사회에서 인정을 받으려면 기득권에 대한 고려가 불가피함을 말해준다. 


6. 새로운 서비스가 성공한 직후, 그 성공방식이 다음 서비스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레거시를 넘어서는 서비스를 만든 후, 스스로 그 산업의 레거시가 되어서는 안된다. 즉, 자신이 과거에 만든 성공 방정식에 매몰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미다. 사업이 피봇팅을 할 경우, 기존 사업에서의 경험이 새로운 사업의 문제해결에 발목을 잡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기존 사업이 문제를 해결하려던 상식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파괴적이고 혁신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타다의 '베이직'이 서비스적인 면에서 성공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타다의 카니발을 그리워했다. 하지만 타다는 '카니발의 향수'에 몰입할 게 아니라, 왜 사람들이 카니발을 좋아하고 그리워하는지에 대한 근본 원인에 집중해야 한다. 그것이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이길 수 없는 핵심이기도 하다.



7. 조직의 C레벨은 그저 높은 사람이 아니라, 사업 성공의 핵심역량을 가진 사람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C 레벨 (CEO, CTO, CMO, COO)은 그저 파운더가 아니라, 각각이 가져야 하는 핵심 역량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타다의 경우, CTO는 어떤 문제에 대해서 간결하고 기발한 기술적 문제해결능력을 가진 사람. CMO 는 고객의 인지수준을 이해하며 명확하고 세련되게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 COO 는 운영의 다양한 변수를 예상할 수 있고, 테스트 할 수 있고, 그걸 실행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었다. 



8. 핵심은 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다.


스타트업은 사회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만들어 낸다. 대기업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핵심은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정의다. 소비자들이 가지고 있는 시장의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는가에 따라 최적의 해결방법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디에 시간과 자본의 상당수를 투자할 것인가 역시 '문제'를 무엇으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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