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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월경 끝에서, 다시 흔들리는 마음

생각만큼 단단하지 못했던 마음

by 도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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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를 시작하자마자 글을 올린 건 너무도 거만한 행동이었을까. 두 번째 월경을 찾다 를 야심차게 올린 걸 비웃기라도 하듯, 두 번째 월경은 '정상적인' 생리의 형태를 띠지 않았다.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생리 이틀차 밤이었다. 이전 패턴대로라면 이틀차에 생리통도 심하고, 양도 가장 많았어야 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생리통만 계속 있고 양은 너무 적은 것이었다.


하루 정도는 더 지켜봐야지-싶었는데 셋째날도, 넷째날도 양이 많지 않았다. 중형 또는 라이너로도 충분히 커버 가능한 정도였다. 그렇게 나의 두 번째 월경은 넷째날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상하다 싶어서 GPT에게 나의 증상을 설명했다. 그랬더니 GPT가 내어놓은 답변 중 나의 눈길을 끌었던 것은 '무배란성 월경'이라는 이 두 단어였다.


겨우 회복한 줄 알았는데, 아직도 불안정한 것일까? 역시나 식사든, 운동이든 강박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해서 그럴까? 앞으로 영영 이럴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안정이 될까? 수많은 물음표들이 머릿속을 휘감았지만 걱정은 그 어느 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걸 알고 있다.


걱정 대신 내가 집중해야 할 것은 몸을 아껴주는 것,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는 것일테다. 두 번째 월경을 기다리면서, 아니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머리에 생각들이 지나치게 가득하다. 무월경 직후 첫 생리할 때 그 증상이 없는 것 같은데 두 번째 생리가 찾아오지 않으면 어떡하지-부터 시작해서 내년에 결혼을 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또다시 조급해져버렸다. 드레스를 입으려면 지금 같은 몸이면 안되는데-몸의 라인이 마음에 들지 않고, 얼굴엔 살이 더 붙은 것 같고... 걱정에 걱정을 더하고 있는 걸 몸은 귀신 같이 알지 않았나 싶다. 운동이든 식단이든 강박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한 것도 말이다.


마음을 다잡기 위해 글을 쓴다. 몸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자고 다시금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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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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