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대교 건설현장을 바라보고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 석 자가 없는 것을 되새김질하던 날마다 나는 땅이 꺼지도록 자전거 페달을 굴리며 난지한강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201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월드컵대교'라는 이름의 다리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저 다리가 다 이어지기 전에 나도 어딘가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나는 양손에 담배와 캔맥주를 쥐고 앉아 멍하니 교각을 세고 있었다.
아직 이어지지 못한 월드컵대교의 교각은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고, 새들은 이를 징검다리 삼아 지친 날개를 쉬다 가는 그런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