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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광 Feb 27. 2017

저 다리가 이어지기 전에

월드컵대교 건설현장을 바라보고



합격자 명단에 내 이름 석 자가 없는 것을 되새김질하던 날마다 나는 땅이 꺼지도록 자전거 페달을 굴리며 난지한강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2017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월드컵대교'라는 이름의 다리 건설 공사가 한창이었다.

저 다리가 다 이어지기 전에 나도 어딘가에서 내 자리를 찾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며 나는 양손에 담배와 캔맥주를 쥐고 앉아 멍하니 교각을 세고 있었다.

아직 이어지지 못한 월드컵대교의 교각은 하늘을 떠받치고 있었고, 새들은 이를 징검다리 삼아 지친 날개를 쉬다 가는 그런 날이었다.







월드컵대교. 공사가 한창이다. 2017년 12월 완공예정. 촬영일시 2016-10-30 오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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