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에필로그

<도망이 아닌>

by 이두래

에필로그



이젠 안다.

우리는

시간이 걸려도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세부 막탄으로 도망가서

정말 많이 걸었다.


낯선 길 위에서

낯선 사람에게 길을 물었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걷고 또 걸었다.


하루하루를 살아내며

그래도, 깨달았다.


우리가 떠난 건

도망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살기 위해서였다는 걸.



엄마, 행복해!


그 말에

나는 웃었고

또 울었다.


이젠 안다.

잘 지냈던 날보다,

잘 살아낸 날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걸.


앞으로도

숨이 찰 때가 오겠지.


그런 날엔

이 일기를 펼치고

잠시, 숨을 고르기로 한다.



괜찮아 우리는 그때도 잘 살아냈잖아.



지금도 마냥 행복한 건 아니다.

걱정은 여전히 많고,

풀리지 않은 일도 많다.


내가 살아갈 길도

다시 그려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조금은 알 것 같다.


어떤 마음으로

시간을 견뎌야 하는지.


다음 한 걸음이

아무리 막막하더라도,


살아내기 위해

다시 도망쳐야 한다고 해도


일단은 다시 걸어보려 한다.





#작가노트


끝.


아니


시작.








프롤로그부터 다시 보시려면

눌러주세요:)


https://brunch.co.kr/@doorae/8



드디어 브런치북으로 엮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나는 왜 동화 저작권을 갖고 싶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