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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연이 Mar 07. 2021

마케터의 미래는 데이터에 달렸다.

<무조건 데이터>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요약하기

지난 1년간 일하면서 가장 뼈저리게 느낀 사실은 바로 ‘마케터라면 데이터를 놓쳐선 안된다’였다. 최근 대학생을 대상으로 마케팅 직무 강연을 했는데 거기서도 몇 번을 강조했다. 콘텐츠를 하시든, 브랜딩을 하시든, 퍼포먼스를 하시든 데이터 보는 능력은 무.조.건 필요하다고. 나의 약함을 잘 아는 동물들이 본능적으로 자신을 더 화려하게 뽐내듯 더 강조했던 것 같다.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엑셀 공부할 거라고 막..!

무튼 내 약점을 잘 알아서 이 부분을 채우기 위해 너무나도 나를 겨냥한 것 같은 <문과생,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되다>라는 책도 읽고, 헤이조이스에서 진행한 <무조건 데이터> 온라인 컨퍼런스도 듣고, 인프런도 뒤적뒤적거리고 있고, 회사에서 그로스TF에도 발을 담갔다. 오늘은 나에게 많은 도움과 영감을 준 <무조건 데이터> 컨퍼런스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추리고 추린 인사이트는 가장 아래에!





“더 많은 아이디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

진짜 고객이 원하는 것을 골라내는 것이 필요하다.”

- LG CNS Data and Analytics 황윤희 상무


<무조건 데이터>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보자마자 앗! 하고 폭풍 공감했던 이야기. 이제는 고객도 스스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만큼 각종 서비스/재화가 넘쳐난다. 더불어 소비의 이유도 다양하며 일회성에 그치는 소비도 많다. 때문에 여러 채널, 서비스, 상품을 따로 보는 게 아니라 고객 중심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게 필요하다.

예를 들어, 33세 남자를 타겟으로 분석했는데 특정 채널에서는 신생아용품을 구매하고, 특정 채널에서는 양복을 구매했다. 이 내용만 보자면 우리는 이 남성을 갓 태어난 아이가 있는 기혼남으로 볼 확률이 높다. 그러나 신생아용품은 친구에게 줄 선물이고, 양복은 결혼식에 참석해야 하는데 양복이 없어서 급히 구매한 것이라면? 고객의 페르소나가 아예 달라지게 된다.

때문에 산재된 수많은 데이터를 우리 비즈니스 관점으로 바라보며 분석하는 목적을 명확하게 정의해야 한다. 고객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는지 보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인지 고객의 구매 패턴을 알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인지 목적에 따라 수집해야 하는 데이터가 달라진다. 필요한 데이터를 잘 모으고, 그것을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데이터 리터러시가 시작되는 것이다.





“WHY를 알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한다.”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차현나 데이터랩장


기술이 발달하며 만물을 모두 수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데이터가 있어도 어떻게 쓸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즉 데이터에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고객의 행동은 해당 기업/제품/서비스를 알고(지식) -> 좋아지면(태도) -> 구매한다(행동)의 단계로 분석할 수 있다. 당장 매출이 나오지 않으면 이 단계에 따라 분석할 수 있다. 매출이 안 나오는 이유가 우리를 잘 몰라서인지, 우리에게 호감이 없어서인지, 구매까지의 동선이 어려워서인지 단계별로 뜯어보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하나의 지표로 소비자의 모습을 단언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분석한 부분이 코끼리의 코일 수도, 다리일 수도 있다. 심지어 코와 다리만 보고 코끼리인 줄 알았는데 엉뚱한 기린이나 하마일 수도 있다. 그러니 다양한 데이터로 다각화하여 고객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6하 원칙이라는 오래된 프레임 안에서 새롭게 적용할 수 있는 액션을 만들 수 있다. 먼저 어떤 고객이(who), 언제(when), 어떤 동선에서(where), 무엇을(what), 어떻게(how) 행동하는지는 데이터를 통해 분석할 수 있다. 그러나 왜 why 행동했는지는 분석할 수 없다.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며 추정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이를 알기 위해 데이터를 분석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 프레임 안에서 정답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인사이트를 도출하지 못하는 건 툴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Drill Down 분석이 가능한 올바른 질문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마이티하이브 김선영 한국 대표


데이터 근육을 기르는 방법은 5가지 단계로 나뉜다.


첫 번째, 측정하기
피터 드러커가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진정한 관리/개선은 측정으로부터 출발한다.” 측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Action > Reation > Feedback > Repeat이라는 고객 관리 프로세스 안에서 개선을 이루어낼 수 있다. 우리가 미용실을 운영한다고 가정해보자.

Action : 기존 VIP 고객이었으나 6개월 내에 방문하지 않은 고객에게 15% 쿠폰을 주었다. 하지만 전환이 되지 않았다.
Reaction : 그렇다면 6개월간 방문하지 않은 고객은 이탈 고객으로 간주하고, 평균 방문 주기가 40일인 고객에게 재방문 쿠폰을 제공했다. 그러니 30% 예약을 했다. 그런데 해당 고객 중 쿠폰을 주지 않아도 왔을 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Feedback : 분석해보니 머리 기리에 따라 방문 주기가 달랐다. 긴 머리 고객은 방문 주기가 더 길고, 짧은 머리 고객은 주기가 더 짧은 것.
Repeat :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시 Action을 설계한다.

현재 데이터를 올바르게 측정하고, 가설을 세워서 행동한 후 다시 데이터를 분석하고 성과를 개선해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두 번째, 질문의 
측정하기에서 설명한 고객 관리 프로세스를 잘 이끌어나가려면 분석 결과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우리가 인사이트를 제대로 도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으로 Drill Down 해나가는 분석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정의 내린 고객은 누구인지, 신규 회원과 이탈 회원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검증이 반복되어야 한다.



세 번째, 디멘션&메트릭 이해
메트릭은 숫자로 표현 가능하며 내가 측정하고자 하는 지표이다. 그러나 메트릭만 딸랑 있으면 분석을 할 수 없다. 이 메트릭에 디멘션을 얹어야 분석이 가능하다. 디멘션은 데이터가 어떤 정보인지 알게 해주는 설명이자, 데이터를 나누는 기준이다.  

예를 들어, 일자별 회원가입 수라는 데이터가 있다면 ‘별’이라는 기준을 표시하는 단어 앞에 나온 ‘일자’가 디멘션이고, 그 뒤에 측정하고자 한 데이터 ‘회원가입 수’가 메트릭이다. 데이터를 분석할 때는 메트릭과 디멘션을 활용해 계속해서 Drill Down 해나가는 것, 즉 숫자를 계속 쪼개어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네 번째, 세그먼트 이해

고객을 세분화할 때 자주 활용되는 분석 기법 중 RFM이라는 기법이 있다.
Recency : 얼마나 최근에 들어왔나요?
Frequency : 얼마나 자주 방문했나요?
Monetary : 얼마나 많은 돈을 썼나요?

최근 유입일수록, 자주 방문할수록, 많은 돈을 지불했을수록 상위 고객층일 확률이 높다. 파레토의 법칙(상위 20%의 고객이 80%의 매출을 발생시킨다)에 따라 충성 고객층을 제대로 분별하여 이들을 대상으로 한 별도 마케팅이 가능하다. 더불어 인지부터 구매까지의 퍼널 별로 도달한 회원과 경과일 등을 분석하여 타겟 메세지를 차별화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리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다.



<무조건 데이터>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다섯 번째, 시각화
시각화를 잘하면 인사이트를 뽑는 속도가 달라진다. 숫자만 나열한 결과보다 그래프, 이미지 등을 활용해 시각화를 잘한 결과를 봤을 때 로직이 더 잘 보인다.
 
숫자를 분석하는 뇌와 스토리텔링을 이해하는 뇌는 서로 다르게 작용한다. 숫자만 보여주었을 때는 이성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작동하는데, 스토리텔링을 가미했을 때는 감성을 관장하는 뇌 부위가 작동하므로 설득/이해가 더욱 쉬워진다.



“핵심 성장 지표 하나를 잡고 가자.”

- 카카오페이지 류정혜 CMO

매출은 결과지표이다. 매출을 보고 관리를 하는 것보다, 이 결과를 나오게 하는 선행지표를 먼저 셋업하고 관리해서 이 성과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성장을 만드는 첫 번째 KPI는 신규 유입자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는 신규 유입자의 기준을 신규 가입자와 이탈 복귀자를 합친 숫자로 보고 있고, 이를 1시간 단위로 관리한다.


<무조건 데이터> 헤이조이스 온라인 컨퍼런스


더불어 성장의 관점에서 함께 봐야 할 핵심적인 지표로는 Acquisition(유입)과 Retention(재방문)이다. 마케터가 책임져야 할 지표는 Acquisition이지만 끊임없이 보고, 생각하고, 이해해야 할 지표는 Retention이다. Retention이야 말로 지금이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때인지 아닌지를 결정할 수 있는 핵심 지표이며, 코호트 지표와 회원/연령/카테고리별로 커브 그래프를 살펴보며 촘촘하게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카오페이지는 2015년 프로덕트 마켓 핏에 도달한 후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브랜드 캠페인을 진행했다. 오가닉 상태에서 가장 많은 성장을 이룩한 1-20대 여성을 타겟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쳤다. 타겟에게 가장 어필할 수 있는 박보검이라는 모델을 차용했고, 이모티콘을 활용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이모티콘 프로모션이 체리피커만 끌어왔다고 생각했으나 데이터를 보니 해당 이벤트 기간에 가입한 타겟의 리텐션이 기존 회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고, 유효한 이벤트라고 판단하여 이모티콘을 활용한 2차 캠페인까지 진행했다. 그 결과 1년 치 성장을 한 달 만에 이룩했다.









인사이트 추려보기

사실 데이터의 기초만 알아보자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강연을 들었다. 그러니까 카탈로그를 본다는 마음으로 살짝 펼친 건데 열어놓고 보니 거의 300쪽짜리 수학의 정석 같은 책이었던 거다. 기대하지 못했던 양질의 꿀팁들이 와르르 쏟아져서 처음엔 편하게 보다가 10분도 안되어서 노션에 우다다다 필기를 하기 시작했다. 여러 연사분들이 말씀해주신 주옥같은 내용들에서 내가 얻은 인사이트를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하나. 데이터를 분석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가져가자
실무를 할 때도 많이 느꼈던 건데, 아무리 준비된 데이터가 많아도 내가 이 데이터를 왜 보는지 모르면 쓸모가 1도 없다. 그러니까 고객이 우리 서비스에서 어떤 불편을 겪는지를 알고 싶다거나, 어디서 이탈되는지를 알고 싶다거나, 왜 가입하지 않는지 알고 싶다거나, 또는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고 싶다는 목표를 우선 세팅한 다음 거기에 맞는 데이터를 찾아서 접목시키는 게 필요하다.

둘. 고객을 잘 분석하자.
하나의 지표만으로 복잡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고객을 분석하는 건 무리다. 우리 서비스에 유입된 후 전환까지 이어지는 퍼널 별로도 분석해보고, 알려진 분석 기법에 나눠서도 분석해보고(위에서 설명한 RFM 같은), Demo나 행동 기반으로도 분석해본 뒤 세그멘테이션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 이를 기반으로 가설을 도출한 후 검증해나가며 계속 Drill Down 해나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셋. 기준점을 잡자.
평생 분석만 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 디테일한 분석과 액션을 도와줄 기준점을 잡는 게 필요하다. 신규 고객이나 이탈 고객을 정의하는 기간, 충성 고객을 정의하는 기준, 리텐션 알림을 보내는 시점 등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한 기준점이 잡혀야만 더욱 디테일한 분석과 마케팅이 가능하다.

넷. 핵심 지표를 설정하고 마케팅 전략을 세팅하자.
여기서부터는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여 효과적인 마케팅을 할 수 있는 방안에 가깝다.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준점을 잡았다면 우리 서비스가 궁극적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성과(대체로 매출)에 기여하는 핵심 지표를 설정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지의 예를 들면, 이들은 이탈 고객을 14일간 접속하지 않은 고객으로 설정하고, 핵심 성장 지표를 신규 가입자+이탈 복귀자를 합친 신규 유입자로 설정하여 ‘7중 이탈 방지 그물’이라는 CRM 마케팅을 펼쳤다.



자 이제 한 줄 한 줄 얻은 인사이트들을 실무에 적용해볼 차례다..! 과연 나와 데이터의 케미는 어떻게 완성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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