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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슴농부 Aug 22. 2024

커피, 카페(CàPhê) 그리고 꼬삐(Kopi)

커피와 베트남 카페 그리고 동남아의 꼬삐


커피는 독특한 향과 맛으로 수많은 사람을 사로잡는다.

커피는 한번 맛을 들이면 헤어 나올 수 없는 마력을 지닌 탓에 전 세계에서 석유 다음으로 물동량이 많다.


커피는 아프리카 북동부 에티오피아 아비시니아 고원이 원산지이며,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자란다.

원산지는 아프리카였지만 커피를 오늘날의 형태로 발전시킨 것은 이슬람교도였다.


고급 커피의 대명사인 “모카”는 원래 아라비아 반도 남서쪽 해안을 끼고 있는 항구 도시 이름이다.


모카는 이슬람교의 성지 메카로 가는 마지막 지점이었기 때문에 이곳을 거쳐 아랍 전역과 유럽 각지로 전파되었다.


이후 커피는 17세기 무렵 유럽으로 전해져 “근대 도시 문화”의 상징이 되었다.


커피가 전 세계로 전파될 수 있었던 또 다른 주역은 바로 설탕이었다.


설탕은 커피뿐 아니라 차 문화가 보편화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흔히 커피 하면 브라질을 떠올리지만 우리가 마시는 커피 중에는 베트남에서 재배되어 수입된 커피들이 많이 있다.


베트남은 프랑스의 가톨릭 사제에 의해 1857년에 처음 유입되었다고 한다.


이후 꾸준하게 커피 산업이 성장하여 베트남은 브라질에 이어 세계 2위의 커피 수출국이며, 인스턴트커피에 주로 쓰이는 로부스타 커피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기도 하다.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으로 차도 많이 즐기지만 젊은 층들은 차보다는 커피를 더 즐기고 있는 것 같다.


베트남에서는 프랑스 식민지 영향으로 커피를 카페(CàPhê)라 부르며, 여러 카페의 메뉴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꼭 마셔봐야 하는 카페는 연유를 넣은 달달한 카페 스어(CàPhê Sua)라 할 수 있다.

연유 커피에 얼음을 넣은 카페는 “카페 스어 다(CàPhê Sua Da)”라 부른다.


열대기후인 베트남에서는 우유를 신선하게 보관하는 것이 어려워 이에 베트남 사람들은 달콤한 연유를 주로 사용해 입맛에 맞는 커피를 제조하기 시작한 것이 카페 스어다.

달달한 연유가 들어간 진한 맛의 연유 카페는 나름 중독성이 있다.


그리고 생경한 맛의 에그커피(Egg Coffee)도 있다.


참고로 에그커피를 만드는 방법은

1. 달걀노른자에 꿀을 약간 넣고 거품기로 약 10여분 정도 잘 저은 후 노른자가 완전히 풀어지면

2. 커피에 약간의 우유를 넣고 저은 후 그 위에 계란노른자 푼 것을 토핑으로 부어주면 완성된다.


누구나 간단하게 집에서도 만들어 마실 수 있다.

하지만 맛이 비리다는 분들도 있어 호불호가 있다.

에그커피(Egg Coffee)는 베트남이 프랑스와 독립전쟁을 벌일 당시에 모든 물자들이 부족하였고, 특히 커피에 넣을 우유 또는 연유 등이 고갈되자 달걀노른자로 대체하여 넣게 된 것이 에그커피를 탄생시켰다.


에그커피는 전쟁으로 인해 만들어진 전쟁의 산물이다.

오래전 다방 시절에는 쌍화차를 주문하면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띄워 주었다.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띄운 계기는 월남전 참전 용사 분이 베트남에서 에그커피를 마셨던 경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쌍화차에 계란 노른자를 띄웠다는 이야기도 있다.

베트남에서는 연유 커피, 에그 커피 외에도 코코넛 커피를 비롯하여 다양한 커피들을 맛볼 수 있다.


베트남을 여행하다 보면 커피숍들을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베트남은 커피 천국인 동시에 커피숍 천국이다.​

말레이시아를 비롯하여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는 커피를 꼬삐(Kopi)라 부른다.

거리에서 볼 수 있는 꼬삐띠암(Kopi Tiam)은 커피숍을 말한다.

꼬삐(Kopi)는 커피를 중국 푸젠 성(福建省) 언어인 호켄어(Hokkien)로 발음한 것이다.

이들 나라의 커피(Kopi) 메뉴는 우리와 다른 점이 있는데 일반적인 커피 즉 꼬삐(Kopi)는 커피 + 밀크(혹은 연유)를 이야기한다.

즉 라테(Latte)가 꼬삐(Kopi)이다.


커피 + 설탕은 Kopi - O(꼬삐 오)라 부른다.

O(오)의 의미는 Black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블랙커피는 Kopi - O - Kosong(꼬삐 오 꼬송)이라 부른다.

꼬송은 숫자 0으로 아무것도 없음을 의미한다.

이를 정리하여 보면

Kopi  -> 커피 + 밀크(혹은 연유)

Kopi - O -> 커피 + 설탕

Kopi - O- Kosong  -> 블랙커피

차를 주문할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차를 떼(Teh)라고 부른다.

차(떼)도 꼬삐와 같다.

Teh  -> 차 + 밀크

Teh - O -> 차 + 설탕

Teh - O- Kosong -> 차(블랙 티)

커피 역사와 같은 듯 다른 커피 문화들을 알고 보면 흥미롭고 재미있다.


무더운 날씨를 식혀줄 시원한 아이스커피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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