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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머슴농부 Aug 30. 2024

동남아에 놀고 있는 남성들이 많은 이유

동남아 여성들이 가정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이유는?


베트남을 비롯하여 동남아를 여행하다 보면 여행객들의 눈에는 남자들이 곳곳에 둘러앉아 커피나 차를 마시며 잡담이나 하며 빈둥대며 놀고 있는 광경들을 심심찮게 목격한다.

그리고 반대로 여성들은 자전거나 바구니에 물건을 싣고 다니며 거리에서 장사를 하거나 식당이나 가게 등에서 열심히 일하는 모습 또한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을 보고서 우리네 여행객들은 반응한다.

“동남아는 게으르고 빈둥빈둥 놀기만 하는 남자들의 천국이라고….”


”혹은 동남아는 모계사회라서 그런 거라고…“

그리곤 노동에 시달리는 여자들을 보고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는 우리의 잣대대로 다른 사회를 보기 마련인 여행객들의 눈에는 동남아남성이 여성을 착취하는 것으로 잘못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모습들은 우리가 동남아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다면 나름 이해할 수 있다.


동남아에서 남성들은 놀고 여성들만 일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이 “힘이 센” 남성이 “힘없는”여성을 착취하는 그런 일방적 관계가 아니다.​

동남아는 전통적으로 우리와는 다르게 남녀관계가 대립적이고 갈등적인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적이며 조화로운 관계라는 관념을 갖고 있다.

따라서 그들은 그렇지 않은데 여행객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판단할 뿐이다.


동남아남성들이 놀고 있는 현상은 동남아의 문화와 전통 속에서 형성되어 온 남녀 간의 역할분담론에 부합하는 남성의 일거리를 충분히 창출할 만큼 경제가 뒷받침이 안되기 때문이다.

특히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제조업 분야의 성장이 더딘 동남아에서 남성들이 일감을 찾기가 쉽지 않다.

즉 동남아에서 남성들이 놀고 있는 것은 일을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에 놀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자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놀고 있는 사람들을 보고서 게으르다고 하면 안 된다.

이를 우리는 동남아 남성들은 게을러서 놀고 여자들에게 일을 시키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불어 여성들이 가정 경제를 책임지는 것을 두고서 모계사회 때문이라고 이야기도 하는데 이는 모계사회와는 전혀 관계가 없으며, 모계사회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 오해라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서 일자리를 찾아 많은 동남아 남성들이 입국하여 다양한 업종에서 열심히 종사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공장 및 물류시스템의 자동화와 무인화, 로봇화, AI 등장(요즘 화재인 챗 GPT 등)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설 자리가 상당 부분 없어졌으며 계속 없어지고 있다.

반면 동남아 여성에 맞는 일거리는 예나 지금이나 넘쳐흐른다.

한국의 전통농촌 여성처럼 가사일, 채소재배와 모심기나 잡초 뽑기 등을 담당하며 쟁기질 등을 비롯한 일들은 남성의 몫이다.


그러기에 우리들 눈에는 남성들은 놀고 여성들만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일뿐이다.​

이를 두고서 동남아 남자들을 게으르고 남성우월 때문이라고 부러워하거나 혹은 이를 비하할 근거나 이유가 전혀 없다.

동남아 사회는 의외로 우먼파워가 세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도 높고 사회활동도 적극적이며, 정치•경제•문화 분야 등 곳곳에서 우먼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우리보다 먼저 여성대통령과 여성지도자를 배출한 곳도 동남아다.

동남아는 우리와는 너무나 다른 자연환경을 가진 곳이다.

우리처럼 사계절이 없고 여름만 지속되는 열대성 기후, 지진이나 화산같이 인간의 힘으로는 이겨낼 수 없는 자연재해, 수십 종족으로 이루어진 다민족사회다.


비슷한 위도상의 대부분의 동남아 지역은 일 년 내내 일출과 일몰 시간이 차이가 나지 않고 낮 기온이 30도를 전후로 머물러 있어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아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건 사실이다.​

우리도 동남아에 가면 그들처럼 더위에 지쳐 게을러지게 된다.

너무나 당연한 것을 우리만의 어긋난 시선과 잣대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일자리 부족은 앞으로 갈수록 우리들에게도 큰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우리도 일자리 부족 등으로 인해 동남아 남성들을 게으르다고 평가했던 것처럼 우리도 외국인 여행객들의 눈에 동남아 남성들과 같은 평가를 받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아무튼 나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은 그렇다.


분명한 것은 우리의 잣대와 시선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폄하하고 비하하고 잘못되었다고 비판하면 안 된다.


우리도 예전에는 그랬던 부분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시대가 변하면서 많이 변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알지 못했을 뿐 그들도 이미 서서히 변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가올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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