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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르 Feb 20. 2019

나의 피곤한 낮잠을 날리는 커피

오늘의 커피 에티오피아 첼바 내츄럴G1

 오늘 내려마신 커피는 에티오피아 첼바 내츄럴G1이다. 오랜만에 커피 내려마신 걸 글로 남긴다. 종종 이렇게 해야겠다. 이 커피는 로스팅한 지 약 2주 정도 지났다. 최상의 시기를 지났지만, 멋진 커피여서 그런지 그런대로 먹을 만하다. 나의 단잠을 날려주기에 재격이다. 로스팅은 핸드 로스팅을 했다. 33,000원짜리 '닥터만 핸드 로스터기'다.  

닥터만 핸드 로스터기

로스터기라고 하기에는 참 부족한 비주얼이다. 그래서 로스팅 전용 프라이팬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여러 번 해보니 한 번의 로스팅에 약 150g가량이 적당한 양이라고 느껴졌다. 10분가량 팔을 휘휘 저어주면 커피가 탄생한다. 생각보다 어마어마한 노가다다. 커피를 사랑하지 않고서야 불가능한 작업이라는 것을 알았다. 확실히 일반 로스터기보다는 휘발성 향미들이 금방 사라진다. 그리고 불규칙하게 커피가 볶인다. 하지만 그것 또한 핸드 로스터 커피의 매력 아닐까 싶다. 


발췌 (손 커피 연구소 앨범)

이번에 사용한 드리퍼는 키 커피의 크리스탈 드리퍼다. 보이는 것과 같이 크리스탈 모양으로 리브(물이 가는 길)가 되어있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다. 예전에 판교 현대백화점에서 원두, 커피 용품 세일즈를 할 때 매력적이 비쥬얼로 인해 많이 팔았던 제품 중 하나다.

이 드리퍼는 아직도 모를 추출 도구다. 지그재그로 되어있는 리브로 인해 추출이 균일하지 않다는 느낌이다. 유속은 하리오 v60에 비해 빠른 편인 것 같다. 그래서 좀 더 상큼한 산미를 추출하기에 용이하지 않나 싶다. 


약 25g의 원두를 가지고 90도 물로 총 4차 추출로 커피를 추출했다. 이 곳은 사무실이기에 저울, 온도계... 그런 것은 키우지 않는다. 오로지 나의 감이다.

그렇게 총 350ml 정도를 추출했다. 나는 위염이 있어서 커피를 하루에 한 잔만 먹으려 하고 점심 먹은 직후가 아니면 커피를 연하게 먹는다. 


내가 볶은 커피지만... 나름 매력적이다. 주되게 느껴지는 향미는


라즈베리, 블랙베리, 밀크 초콜릿, 와이니


확실히 에티오피아 첼바 내츄럴이다. 베리 계열의 향연이 이어진다. 내츄럴치고 향미가 엄청 빵빵 터지지는 않지만... 은은하게 이것저것 다양하게 섞여있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것은 약간은 무거운 베리류들의 향연이다. 약간은 떫고 가벼운 느낌이 피노누아... 아니 어리숙한 메를로를 연상시켰다. 


한 마디로 단 레드와인으로 만든 초콜릿을 생각나게 했다. 


이 커피 한 잔으로 단잠이 싹 날아가는 듯하다. 커피를 즐기며 감상평도 썼으니 이제 다시 일을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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