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품고 갈 인연을 만나
공은 씨앗의 얘길 듣고
처음으로 마음껏 울기 시작했어요.
"
깨워서 미안해.
울음을 그쳐 볼게.
"
씨앗은 공의 눈물을 고요히 받아들였어요.
"
아냐.
나는 네가 원하는 만큼 울었으면 해.
이곳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물이 필요했는 걸?
"
작은 공은 자신을 무한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씨앗을 생각하며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었어요.
긴 울음이 그치자
공의 몸이 조금 움직였어요.
"
어라? 뭐지? 몸이 움직였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작은 씨앗에서
새싹이 자라 돌을 밀어냈거든요.
"
나야.
나는 남들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자라는 중이었어.
이제 나는
네가 원한다면
살짝 밀어줄 수 있게 되었어.
"
"
어떻게?
"
"
내가 가진 새싹으로.
"
"
나는 너에게 해준 게 없는데?
"
"
너는 아무도 모르고 지나치던
나를 처음으로 깨워줬잖아.
"
"
그건 우연이었어.
"
"
그런 고마운 우연을
인연이라고 하는 거야.
"
"
다시 움직여 보고 싶어졌어.
"
"
그래, 어디로?
"
작은 공은 저 멀리
물이 흐르는 곳을
가리켰어요.
"
이쪽으로.
"
"
거기는 네가 따라가던 사람들과
다른 방향인데
괜찮겠어?
"
"
응, 괜찮아.
"
"
아무도 없을 수도 있어.
물에 휩쓸려갈 수도 있고.
그래도 괜찮아?
"
"
응.
이제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보고 싶어.
"
"
알겠어.
"
씨앗에서 자란 새싹은
공에게 온 힘을 실었어요.
작은 공은 데구르르 구르기 시작했어요.
마음에 새싹 하나를 안고
아주 느리게요.
풍-덩-
둥-
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