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공 이야기 2

마음에 품고 갈 인연을 만나

by 도라해



공은 씨앗의 얘길 듣고

처음으로 마음껏 울기 시작했어요.



"

깨워서 미안해.

울음을 그쳐 볼게.

"



씨앗은 공의 눈물을 고요히 받아들였어요.



"

아냐.

나는 네가 원하는 만큼 울었으면 해.

이곳은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서

물이 필요했는 걸?

"



작은 공은 자신을 무한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씨앗을 생각하며

아픈 마음을 달랠 수 있었어요.


긴 울음이 그치자

공의 몸이 조금 움직였어요.



"

어라? 뭐지? 몸이 움직였어.

이게 어떻게 된 거야?

"



작은 씨앗에서

새싹이 자라 돌을 밀어냈거든요.



"

나야.

나는 남들 눈에 보이지 않을 때에도

자라는 중이었어.

이제 나는

네가 원한다면

살짝 밀어줄 수 있게 되었어.

"



"

어떻게?

"



"

내가 가진 새싹으로.

"



"

나는 너에게 해준 게 없는데?

"



"

너는 아무도 모르고 지나치던

나를 처음으로 깨워줬잖아.

"



"

그건 우연이었어.

"



"

그런 고마운 우연을

인연이라고 하는 거야.

"



"

다시 움직여 보고 싶어졌어.

"



"

그래, 어디로?

"



작은 공은 저 멀리

물이 흐르는 곳을

가리켰어요.



"

이쪽으로.

"



"

거기는 네가 따라가던 사람들과

다른 방향인데

괜찮겠어?

"



"

응, 괜찮아.

"



"

아무도 없을 수도 있어.

물에 휩쓸려갈 수도 있고.

그래도 괜찮아?

"



"

응.

이제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보고 싶어.

"



"

알겠어.

"



씨앗에서 자란 새싹은

공에게 온 힘을 실었어요.


작은 공은 데구르르 구르기 시작했어요.


마음에 새싹 하나를 안고

아주 느리게요.

풍-덩-

둥-

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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