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백 여든 세 번째 주제
내가 꿈꾸던 당신은
더 부드럽고 따스하고
아름다워야 했다.
봄바람 치맛자락처럼
가냘픈 복숭아뼈처럼
더 나에게 안겼어야 했다.
당신이 가장 연약해진 순간에
가장 낮은 곳으로 곤두박질 쳐질때에
내가 당신의 가장 큰 사람이길 바랐다.
나는 내심
당신의 강인함을, 굳건함을,
꼿꼿한 자세들을
불안하게 느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이 정도 뿐인 사람이라서
바닥 끝까지 내보여져 버렸기에,
당신이 나보다 흔들려주기를
욕심부렸는지도 모른다.
사실은 내가,
당신에게 기대있는 줄도 모르고.
-Ram
1. -
사랑은 너무나도 현실인 것이라,
무얼 바라기도, 무얼 요구하기도, 무얼 원할 수도 없다.
사랑이라는 것은,
내뱉기에는 무색해진 단어이고,
사랑이라는 것은,
표현하기에는 내게 서먹한 감정이고,
사랑이라는 것은,
이제 표현받기엔 이리저리 겉을 떠도는 마음갈피들을 잡을 힘조차 부족한 감정이다.
자존심은 사랑을 무심하게 스치고,
자존심은 사랑이라는 것을 마치 까맣게 잊은 것마냥 거리낌없이 내세워지고,
자존심은 사랑에게 한 톨의 배려도 용납하지 못하고,
이기심은 사랑을 비웃듯 무시하고,
현실은 사랑이 존재하고 있는지, 그조차 모르게 한다.
그 어느 곳에도 로맨스는 존재하지 않았다.
2. -
그는 쿨하지 않았다.
그는 나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였다.
그는 그냥 내게 무심했던 것이였다.
그는 내게 관심이 없었던 것이였다.
그는 절대 쿨하지 않았다.
나는 그가 내게만 다정하게 대하는 줄 알았다.
나는 그에게 전부인 줄 알았다.
나는 그가 나를 많이 그리워하는 줄 알았다.
나는 그에게 감성적인 존재인 줄 알았다.
나는 오만했으며, 어리석었다.
3. -
사랑은 잊혀질까 두려워 항상 불안함에 몸을 떨었고,
사랑은 사랑이 혹여라도 질릴새라 토로하지 못했고,
어쩌다 내뱉은 불만이 사랑에 대해 생채기가 날까봐 두려웠다.
-Hee
우기가 찾아왔다. 공기가 너무도 습하고 조금만 활동적이면 금새 땀이 맺히기 일쑤다. 이따금 소나기는 쏟아지고 신발 틈을 비집고 들어온 물기는 양말을 적신다.
'습하고, 후덕지근하다'. 이렇게나 습한 날씨인데도 마음은 건조하기만 하다. 퉁명하고 멍하다. 마음의 샘이 바닥을 드러낸 것일까. 손가락 끝에서 연필은 이내 핑글핑글 돌고 있지만 정작 글을 써내지 못한다.
비오는 날은 유독 혼자 카페에 앉아있는 것이 청승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뜻대로 하고싶은 일들을 해내지 못하니 내 주변의 시간만 느려진 것 같다. 부지런하게 나아가야한다는 압박감만이 눅눅한 공기속에 존재한다. 요새는 수면카페라는 곳도 있다고 한다. 그런 곳이라도 가서 숙면을 취하면 어느정도는 충전이될까?
비가 온다. 습하고, 후덕지근하다.
-Cheol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이번 주는 휴재합니다.
-Ho
2017년 7월 9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