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

도란도란 프로젝트 - 삼백 쉰 번째 주제

by 도란도란프로젝트

조용한 집.


덜 닫힌 창문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바람에

비닐조각이 사부작거리는 소리.


침묵과 소음 사이에서

붙잡고 늘어지는 일요일 저녁.


회사에 다닌 후부터는

늘 월요일을 걱정했다.


내가 내일도 버텨낼 수 있을까.


이 조그만 곳에서

내가 허우적거리며

이겨내지 못하고 낙오자가 될

월요일을 맞이해야하는 것은 아닐까.


즐겁지 않고

기대조차 걸 수 없는

여전한 한 주를 보내며.



-Ram


1.

월요병을 이겨내는 나만의 방법은

아침에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시리얼이나 과일을 먹고,

샤워하기 전 아이폰을 블루투스 스피커에 연결한 후

엄청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는 것.

샤워뿐만 아니라 머리 말릴 때, 화장할 때, 옷입을 때 등

출근하려고 현관을 열기 직전 에어팟을 귀에 꽂기 전까지

신나는 노래를 틀어놓는다.

사실 아침 음악들은 러닝할 때 플레이리스트랑 거의 겹치는 부분.


2.

아침에 출근하기 직전까지 마음가짐을 잘 갖춰놓으면

회사에선 월요병이고 뭐고 문제없다.

특히 월요일은 생각보다 더 시간이 빨리 흐른다.



-Hee


막연한 초조함.


취침까지 남은 시간을 쪼개고 쪼개 마지막까지 아쉬움을 달랜다. 파도처럼 끝없이 밀려오는 월요일. 이제 포기할 때도 되었건만.. 이번 파도도 온 몸으로 부딪쳐 버텨야한다.


온 몸으로 버티길 수차례 수십차례 수백차례가 되어가건만 딱히 요령이 생기진 않는다. 파도를 너다섯번 견딜때마다 하나씩 늘어가는 전리품을 보며 마음가짐을 다잡을 뿐이다.


이따금 태풍같은 월요일이 찾아와 넘어지기라도 하면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월요병.


그 무시무시한 파도가

또다시 나를 덮친다.



-Cheol


1.

건물이 무너지면 며칠 좀 쉴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지난 태풍에 건물 지붕이 뜯겨나가고 나서 피해를 복구하느라 며칠 개고생한 일을 떠올리면 사람 일이 꼭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이구나, 새삼 느낀다.


2.

받는 만큼만 일하자는 마음으로 출근해도 월요병은 온다. 휴일 동안 무리한 일정을 보내고 쌓인 피로 때문에오는 게 아니다. 다시 되풀이되는 지겨운 나날들. 먹고살기 위해 별 수 없이 해야 하는 일들이 주는 중압감. 정신적인 피로가 쌓이면 월요병은 어김없이 온다.


‘하.. XX 일하기 싫다…'


다른 사람이 듣든 말든 신경도 쓰지 않고, 들이쉰 숨을 다시 내뱉듯 자연스럽게 토해낸 팀장의 혼잣말. 그런데 슬프게도 그 무기력한 혼잣말에 매번 지나치게 동감하게 된다.



-Ho


2020년 9월 20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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