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삼백 쉰 두 번째 주제
이별이라고 믿을 수가 없는데
널 어떻게 보낼 수가 있겠어
나는 당신의 손끝, 발끝만 보아도
눈물이 차올라서
입술이 떨렸어
사랑이 무엇인지 몰라도
애정이 어떤건 지 알려주던,
그 사람을
어떻게 이별이라고 할 수 있겠어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그 시간속에서 고개를 내민것은
나였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나 뿐이었어
답을 가진 사람은 당신 뿐이었지만.
그냥 사랑했던 것 뿐이라고
별 것 아니었던
시간을 보냈던 것 뿐이라고
열 백번 위안 삼아도
마음이 자꾸 찢어질듯이 아파.
원래의 자리를 찾아간 것 뿐인데
이렇게 눈물부터 나는 일이면
시작도 하지 말 걸 그랬어
손을 놓는 데에
더 많은 용기가 있어야 하는 거라고
왜 미리 얘기 안해줬어.
어떻게 모든 걸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Ram
1.
몇 번이고 헤어짐을 고한 사람이 있었다.
근데 그 사람은 나랑 헤어지고 나서 한 번도 잡은 적이 없었어.
내가 헤어지자고 한 마당에
나랑 헤어지기 싫다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 사람이어서
그건 그거대로 짜증이 났어.
이별을 고하는 화자임에도 불구하고 그건 그거대로 서운했어.
근데 되돌아보면 내가 너무 완고해서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까.
사실 다시 붙잡았어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을 테니까.
2.
나름 더 나은 선택인 줄 알고
어렵사리 꺼낸 이별이었고,
꼴에 상대방의 안녕을 빈 적이 있었어.
나 같은 사람 만나지 말라고.
근데 그건 너무 내가 거만했더라.
내가 너무 가식을 떨어버렸지 뭐야.
결국 나 같은 사람 잊지 말라는 말이었던 것 같아.
3.
헤어지자고 하니,
내 앞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엉엉 운 사람이 있었어.
처음으로 내 눈물이 아닌
상대방의 눈물이 눈에서 뚝뚝 떨어졌었어.
나도 당황했어.
근데 그 눈물에 모든 것을 밀어내 버렸었나 봐.
그 눈물의 의미는 안정의 깨짐 뿐이었을까.
나와 헤어지고 운 사람은 뭔가 조금 더 특별할 줄 알았는데
그냥 그 사람 자체였어.
특별한 건 없었어.
특별한 것을 바란 건 내 오산이였어.
4.
내가 잘하지 못해서 헤어진 이별이라도
어떻게든 생각해보려고
내 마음대로, 내 나름대로 희석시켜서 생각하고 있더라고.
상대방에겐 내가 한없이 나쁜 사람이겠지만.
5.
조심스레 짐작해보건대.
나는 널 알아.
이미 헤어졌다고, 이렇게 됐는데 뭘 어쩌겠냐고,
세상까진 아니고,
그냥 정말 우리 사이가 다 끝난 것처럼
더 이상의 노력은 필요 없다는 듯이
그냥 그렇게 인정해버렸을 너를
슬프게도 상상해.
사실 너의 그 모습들은 내가 만나면서도 싫어했던 모습들이겠지만
사람이 어디 쉽게 변하니.
그냥 넌 처음부터 끝까지, 끝 이후에도 같은 모습일 거야.
슬프게도.
한편으로는 다행스럽게도.
-Hee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 날에 기억
아직까지도 마음이 저려오는 걸
그건 아마 사랑도 피고 지는 꽃처럼 아름다워서
슬프기때문 일거야 아마도
- 김윤아, 봄날은 간다 중에서
지나간 시간을 어쩔 수 없듯이
지나가는 마음도 어쩔 수 없지만
피어나는 마음뿐만 아니라
흩어져갔던 마음마저
너무도 소중해서
우리 마음에 남은 인상은
시간의 변함에 상관없이
이별까지도 마음저린
서로에게 소중한
마음 속에 남은
사랑의 보석들일거야
-Cheol
그냥 내 바람일 뿐이지만, 쉽게 안주하지 않고 늘 최선을 다하면 좋겠다. 멈추지 않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그 과정에서 전에 없던 경험들과 감정을 많이 얻고 느끼기를. 울적한 연휴와 서늘한 가을 저녁은 여전히 좋아하기를. 그리고 너 스스로를 사랑하는 만큼 너를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나기를. 그래서 사랑을 하는 네 모습이 스스로도 자랑스럽게 여겨질 수 있으면 좋겠다. 너무 늦지 않게, 심지어는 너무 이르지도 않게, 네가 그토록 원하던 삶을 같이 꿈꾸는 사람을 만나면 좋겠다. 그렇게 원하는 삶을 살다가도 만약 잘못되고 있다 느껴지면 망설임 없이 모든 걸 엎어버리고 새로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Ho
2020년 10월 4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