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사백 오십 일곱 번째 주제
꼭 즐겁거나 재밌는 일이
아니더라도
나는 괜찮게 하고 있어.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꽤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
난 진짜 괜찮아.
아픈 곳도 없고
바쁜 것 같다가도
쉬는 날도 꼬박꼬박 쉬니까
좋은 것 같아.
먹는 것도 더 잘먹어.
얼마 전에
게장을 먹는데 너무 맛있더라,
다음에 거기 꼭 같이 와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나 생각보다
집에서도 잘 먹고,
잘 놀고, 잘 살고 괜찮아.
그러니까 너무
내 걱정만하지 말고
엄마도 엄마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
내 걱정 30년 했으면 많이 했다.
난 괜찮아
너무 잘 지내니까
엄마 행복도 욕심내줘.
가끔 보고싶으면 전화할게,
너무 자주는 안할거야
난 괜찮으니까
항상 그렇게 건강해줘.
늘 그립고 고마워.
사랑해 엄마.
-Ram
"어차피 다 지나갈 일들이잖아. 견디기 어려운 순간들도, 눈물이 날 정도로 기쁜 순간들도. 빨리 집에 들어가서 따뜻한 물로 샤워하고 눕고 싶은 날들도, 영원히 박제해두고 싶을 정도로 행복한 날씨와 함께한 날들도. 그러니까 울어도 괜찮고, 웃어도 괜찮아. 힘들어하고 괴로워해도 괜찮고, 화를 내도 괜찮아. 남들 눈치 보지 않아도 괜찮고, 네 기분과 감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해도 괜찮아."
-Hee
늘 나를 걱정하는 말들이 오히려 나를 괴롭게 만들었다. 지나친 걱정은 불안과 두려움으로부터 힘겹게 도피한 나를 붙잡아 다시 불안으로 밀어 넣는 꼴이다. 그게 싫어서 걱정을 늘 경계한다. 내가 스스로 하는 걱정 뿐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호의 마저도. 걱정을 해봤자 달라질 것은 어디에도 없다는 본질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경험상 어지간한 일들은 나를 흔들고 괴롭게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실제로 괜찮든, 괜찮기를 진심으로 바라야 할 상황이든, 나는 괜찮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Ho
괜찮다. 다 괜찮다. 씁슬한 입맛을 다시는 날도 있는 것이다. 그것을 일찍 깨닫는 이도, 늦게 깨닫는 이도 있겠지만 모두 다 한 번은 이것을 상기한다. 난 괜찮다 는 말엔 일견 주술적 자기 위로가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괜찮다. 다 괜찮다.
-소고
2022년 10월 9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