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육백 스물 다섯 번째 주제
어릴땐 잘 몰랐다.
아빠 볶음밥이 얼마나 특별한지.
소풍가는 도시락을 볶음밥에
오므라이스로
업그레이드 해주던 그의 사랑이
나는 좀 부담스러웠다.
김밥 도시락들 사이에
나만이 따끈한 볶음밥이라니.
지금은 황홀감에 우쭐해지겠지만
그당시에는
특출나게 튀는게 누구보다 싫었다.
내 시야가 좁고
마음이 옹졸해서.
그래서 아빠를 졸라댔다.
김밥 유부초밥 해달라고!
세상에.
그러면 아빠는 또 곧잘
그렇게 해주었다.
지금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웃지만
그게 아빠의 새벽부터 준비한
사랑임을 왜 몰랐을까.
아니 사실 알고 있었지만
원하지 않는 사랑이
내게 닿을 리가 없었다.
내가 너무 속이 좁았던 터라,
꼭 그랬다.
어디서도 그때만큼 따끈하게
느껴지지가 않는다.
지금도 너무 그리운 아빠 볶음밥.
-Ram
한국인 국룰은 볶음밥이라던데. 정우랑 단둘이 식당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은 후라든가, 쭈꾸미 볶음이나 소곱창을 먹은 후, 볶음밥을 주문한 적이 거의 없다. 둘이 양이 그렇게 많지도 않을뿐더러 밥을 먹을 공간이 있다면 고기나 쭈꾸미를 더 먹자는 느낌이랄까.. 심지어 회를 먹을 때에도 대부분 매운탕에 밥을 많이 주문하지만 우리는 정말 회만 푸짐하게 먹고 나온다. 물론 다른 일행이 볶음밥을 먹자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긴 하지만 자의적으로 시킨 적은 거의 없는 격. 그리고 외식보다 우리는 집에서 요리를 해먹는 시간이 곱절은 더 많은데, 집에서도 볶음밥을 해 먹은 적이 없다. 카레를 해도 나는 밥과 카레를 따로 담아서 먹는 수준이라.. 중국집에서도 볶음밥을 시킨 적은 없는 것 같다. 생각해 보니 웃기다. 볶음밥 맛있는데 왜 손이 안 가지. 마침 어머님이 지난 번에 주신 묵은지가 반포기 정도 남았는데 그중 1/3은 김치볶음밥을 한 번 해먹어 볼까. 나머지 2/3은 김치전 해먹어야지.
-Hee
이번 주도 휴재합니다.
-Ho
김치볶음밥, 철판볶음밥…
모든 볶으면 볶음밥이 되지만 그 중에서도 야채볶음밥이 내 기준 제일이다.
빨갛고 매운 걸 좋아하는 내가
그렇지 않은 야채볶음밥을 좋아하는 이유는
심심한 듯 마냥 심심하지 않은 간간함같다.
살짝 노릇하게 타면 더 좋다.
마지막까지 팬에 눌러붙은 밥들은 더욱 더 고소함이 생긴다.
그렇다고 다른 볶음밥들을 싫어하느냐 한다면 당연히 No.
계란볶음밥, 케찹볶음밥, 파에야 세상 모든 볶음밥을 사랑한다.
이제 곧 자취를 시작하는데 요리를 시작해보기로 한 만큼 볶음밥도 만들어보는 연습을 해야겠다.
-NOVA
2025년 12월 28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