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도란 프로젝트 - 육백 서른 번째 주제
여러 날들 중에
지금의 시간이
총 인생의 몇 퍼센트정도 될까?
100세시대라고 하니
100만큼 세었을때
벌써 30퍼센트를 넘겼네
얼마 아닌 비율 같은데
인생의 새로움을 겪는
밀도는 절반 이상을 지낸것만 같다.
기나긴 삶이 될 수도 있고
어쩌면 내 인생의 90퍼센트를
살았을지도 모른다.
뭐 인생이란게 그렇다고들 하니까.
끝을 아는 인생은 덧없다지만
끝을 모르는 인생도 더없이 허망하다.
그럼
나는 치밀하게 살고 있나?
최근 뭔가 새로이 해야할 것만 같은 강박에 시달린다.
인생이 너무 돌아가고 있단
생각을 한다.
나는 인생의 몇 퍼센트나 꽉 채워 살았나?
너무 밋밋하고 허술하게 살진 않았나?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든다.
인생의 비율이 늘 그렇게
빡빡하진 않겠지만은
언젠가 후회로 울게될지 모르니까
괜스레 그런 생각이 든다.
나는 꽤 그런 사람이니까.
불안으로 떼워먹은
그런 사람.
-Ram
확실히 이전보다 불안해하는 날들의 비율이 적어졌다. 종종 이렇게 생각하는 게 맞나,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맞나,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이 맞나, 잘 살고 있는 것은 맞나, 불안함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었는데. 이제는 바로 옆에서 진심으로 이렇게 해도 괜찮고, 저렇게 되어도 괜찮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나의 불안함이 많이 사라졌다. 정말 나는 뭐가 중요한 지 몰랐나 봐.
-Hee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 5등신 정도 되려나?
아빠라고 너무 관대한 거 아냐? 4등신도 잘 봐준 거 같은데??
우습게도 뱃속에 있을 때는 머리둘레가 같은 주수의 태아 평균보다 크니 작니를 따지며 그 문제로 스트레스 많이 받았었는데 막상 태어난 뒤에는 아이의 머리둘레, 배 둘레 따위는 한 번 재본 적도 없다. 잘 봐줘도 5등신이 안 되는 비율에 그게 뭐가 중요할까 싶은 마음인지, 괜히 재 봤다가 대두에 비만인 걸 마주했을 때 감당할 자신이 없어선지. 굳이 따지자면 전자에 가깝겠지만 사실은 아직도 그런 걸 신경 쓸 겨를이 별로 없다. 언제쯤에나 다시 여유가 생겨서 그런 사소한 것들까지 챙겨볼 수 있을까.
-Ho
자주금 숫자로 판가름 하는 걸 좋아한다.
좋아하는 음식에 대한 점수라거나
나에게 이득이 되는 비율이 뭐가 더 높은지
혹은 라면의 물 ml까지도.
그렇게 재고 따지기 시작하면서 조금이라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싶었다. 어쩌면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려 방향키를 잡는 것 같기도.
그런데 사실은 사람 마음을 재고 따지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곁에 두지 않는 편인 것 같다.
조건 하나하나 따져가며 내 곁에 있어도 되는지 아닌지 가늠하며 판단하는 게 싫다.
아이러니다.
다른 건 무의식 중에서도 재는 편인데 사람 마음만큼은 그러지 않는 사람을 좋아한다니.
-NOVA
2026년 2월 1일 도란도란 프로젝트 발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