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끝난 자리에서, 나는 다시 나를 배웠다
인생은 언제나 끝에서 비로소 그 의미를 드러낸다.
큰외삼촌이 세상을 떠나셨다.
루게릭병으로 투병 중이시던 큰외삼촌을 마지막으로 뵌 것은 불과 3주 전이었다.
외가의 가장 큰 어르신이다.
그날은 오랜만에 많은 사촌들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큰외삼촌은 많이 야위셨지만, 힘겹게나마 스스로 걸음을 옮기셨다.
우리는 함께 밥을 먹고, 웃고, 이야기를 나누고, 그렇게 헤어졌다.
그로부터 3주 뒤, 추석 연휴 셋째날.
가족들과 외출 준비를 하던 중, 부고 소식을 들었다.
마음의 준비를 해왔다고는 해도,
가족의 죽음은 언제나 너무나도 깊고, 낯선 슬픔으로 다가온다.
발인 날, 염을 하러 들어가 큰외삼촌의 마지막 모습을 뵈었다.
단정히 정돈된 모습으로, 마치 잠시 주무시는 듯 평온하셨다.
삶이 끝난 자리에는 슬픔만 남지 않았다.
그분이 지나온 시간, 남겨진 가족,
그리고 그 안의 사랑이 있었다.
장례를 마친 뒤, 수많은 생각이 스쳐 갔다.
삶이란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으로서의 몫을 다하고 있는가.
죽음이 다가왔을 때, 후회 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까.
그리고, 종교란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그 질문들 사이에서 단 하나는 분명했다.
큰외삼촌은 우리가 모두 모여 자신을 보러 왔을 때, 행복하셨을 것이다.
그건 나만의 믿음이지만, 그렇게 믿고 싶었다.
나는 수많은 물음 중에 한 가지는 알 수 있었다.
나의 마지막은 가족과 함께하고 싶다는 간절함이었다.
그 곁에서 따뜻한 온기를 느끼며,
이 세상에서의 삶을 조용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것.
그리고 나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깊이 느꼈다.
죽음은 삶을 멈추게 하지만,
그 기억은 남은 이들의 삶을 더 선명하게 만든다.
나는 이제 다시, 나의 몫을 찾아갈 것이다.
나를 알아가고, 나를 위하며,
후회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