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에 대하여

탭 하나로 끊기는 흐름

by 서가

언제부턴가 우리는 무언가에 ‘몰입’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졌다는 말을 자주 한다.


한 문장을 읽다가도 알림이 뜨면 손이 먼저 간다.

영상을 보다가도 다른 영상으로 넘어가는 데는 망설임이 없다.

게임 속 전투 중에도,

다른 창을 열어보려는 유혹은 스스럼없이 따라온다.


그리고 그런 순간들,

문득 멈춘다.


화면이, 손이, 시선이.

아니, 어쩌면 흐름이라는 감각 자체가.


사람들이 Alt+Tab을 누를 때마다 말하는 멈춤,

컴퓨터 화면이 순간 멎는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이건 단지 기계의 오류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기술적으론 GPU 스케줄링 문제일 수도 있고,

전체화면 모드에서 리소스가 재할당되는 과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안에 있는 경험은 좀 더 내밀하다.

한참 몰입하던 어떤 흐름이,

창을 바꾸는 짧은 순간에 툭 끊긴다는 것.


우리는 그걸 멈춤이라 부르고,

때로는 불편해하고,

가끔은 당연하게 넘긴다.


사실 그 탭 하나가 끊는 건 화면만이 아니다.

‘집중’이라는 감각 자체가 그 틈에 스며든다.


게임을 하든, 글을 쓰든, 영화를 보든,

우리가 어떤 흐름 위에 올라탔을 때

그건 일종의 선(線)처럼 이어진다.


그 선을 스스로 끊을 때도 있지만

종종 외부로부터 툭, 끊겨버릴 때가 있다.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흐름은 깨진다.


그럴 땐 다시 이어붙이기가 어렵다.

처음의 집중으로 돌아가기엔 이미 마음이 한 번 식었다.


어쩌면 기술은 점점 더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되고 있지만,

사람은 여전히 단선적인 몰입에 익숙한지도 모른다.


탭 하나로 수십 개의 창을 넘나드는 세상,

그 안에서 ‘멈추지 않고 흐르는 것’은 사실 많지 않다.


알람 소리, 배터리 경고, 인터넷 끊김,

혹은 단순한 창 전환 하나.


이 모든 것이 흐름을 끊을 수 있고,

어떤 날은 그 단절이 유난히 깊게 느껴진다.


설정을 바꾸면 멈춤은 줄어든다.

HAGS를 끄고, 창 모드로 바꾸고,

디스코드 오버레이를 비활성화하고,

윈도우와 그래픽 드라이버를 최신으로 유지하면 된다.


프리징은 줄고, 화면은 부드러워진다.

물론 이것은 말 그대로 화면 이야기다.


하지만 사람의 흐름은

설정 몇 개 바꾼다고 되살아나는 게 아니다.


그렇다면 진짜 중요한 건 뭘까.

우리는 어떤 흐름 위에서 살아가는가.

그리고 그 흐름은 얼마나 자주 끊기고,

또 얼마나 잘 회복되고 있는가.


Alt+Tab은 그저 창을 바꾸는 키일 뿐이지만

그 순간마다 우리는 나도 모르게 집중을 던져버린다.


때론 이유 없이 지치고,

무언가를 하다 말고 다시 돌아가기 어려울 때가 있다면

그건 어쩌면

너무 많은 창을 넘나들다 보니 생긴 피로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즘은 작은 실천을 한다.

창을 덜 넘기려고 한다.

하나를 끝내고 다음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멀티태스킹이 아닌 단일 몰입의 감각을 조금씩 되살려보려고 한다.


무엇보다,

화면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의 흐름이 멈추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삶은 어쩌면 끊김 없는 한 줄의 문장처럼 흐르지 않는다.

중간에 탭도 눌리고,

잠깐 얼어붙기도 하고,

다시 돌아가야 할 때도 있다.


중요한 건,

그 멈춤을 지나

다시 연결되는 나만의 감각을 되찾는 일이다.


멈춤도 흐름의 일부다.

그러니 멈춘다고 두려워하지 말자.


오늘도 나는 흐르고 있다.

한 줄 한 줄, 천천히.





사진출처 : 발로란트 알트탭 Alt+Tab 할 때 게임 멈춤? 원인과 해결법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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