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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마음이 먼저

by 부랭이

가끔은, 마음이 나보다 먼저 무너질 때가 있다


미워하려 애썼는데 도무지 미워할 수 없고,

좋아해보려 했는데 쉽게 좋아지지 않는다.


수많은 다짐과 마인드컨트롤도

어느 순간엔 무력해지고,

나는 그런 나 자신이 서글퍼진다.


내 마음이고, 내 감정임에도

스스로 제어하지 못하는 나를 탓하다가도

결국엔, 어쩔 수 없었나 보다 하고

스스로를 받아들이게 된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변덕을 부리는

봄날의 날씨처럼,

예고 없이 쏟아지는 여름철 소나기처럼,

말없이 떠나버리는 가을처럼,

날카롭고 매서운 겨울바람처럼.


천재지변처럼 무너져내리는 마음을

그저 흘려보내기에 급급한 나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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