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어본다

???

by 두런두런

'질문'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여러 단상들이 떠오른다.

질문의 주 고객은 단연코 아이들이다.

아이들은 참 궁금한 것이 많다.

"엄마, 이건 뭐예요?"

"엄마, 하늘은 왜 파래요?"

"아빠, 이것은 어떻게 만드는 거예요?"

"할머니, 할아버지는 어릴 적에 뭐 하면서 놀았어요?"


물론 조금 더 자라서 중고생이 되면 달라진다. 그들의 세계로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서 질문도, 질문에 대한 대답도 잘 듣기 어려워진다.


나의 강의시간 마지막에는 학생들에게 " 더 궁금한 것이 있나요?"라고 질문한다.

질문이 적다는 것은 아직 이해가 충분히 잘 되지 않았을 수가 많다.

질문이 많다는 것은 강의가 잘 되었다기보다는 주제에 대하여 흥미는 충분히 유발이 되었으며, 학생들이 수업 내용의 중요성을 잘 인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담 마무리는 " 말씀하고 싶으신 것이 더 있으신가요?"라고 물어본다.

상담에서 이 질문은 어떤 질문보다 중요할 때가 많았다. 의미 있는 단어들과 감정의 표현들이 꽤 많이 흘러나오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7시에 교회 로비에서 만난 한 분으로부터 짧은 시간, 많은 질문을 의미 있게 받으면서 조금 놀랐다.

우연한 만남이었는데 질문이 그동안의 나의 형편과 관심사를 반영한 핵심적인(?) 질문이었다.

'잘 지내시죠?"라는 인사말처럼 일상적인 안부와 의례적 질문이 아니었다는 뜻이다.

무례하지 않으면서 짧은 순간에 갑자기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는 방법 혹은 능력이 무엇일까 생각해 보게 되었다.


내가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함이 아닌 질문의 특징이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꺼내주는 것을 돕는 질문이다.
오랜 관심과 염려와 기대를 담고 있는 질문이다.
그리고 '물어보다'라는 단어 그대로 상대에게 살며시 '묻고', 상대방을 바라보는 '보다' 질문이다.


질문이라고 포장한 언어적 공격이 얼마나 많은 세상인가!

'물어보다'는 울고 있는 자에게 슬며시 건네는 손수건 같은 것이다.

'물어보다'는 목마른 사람에게 주는 냉수 한 잔 같은 것이다.

'물어보다'는 추위에 떠는 이에게 쥐여주는 핫팩 같은 것이다.


오늘도 '물어보는' 이야기가 곳곳에서 흘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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