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극찬을 드립니다

by 두런두런

평가에서 A+ 최고의 점수를 받았다면 성취감이 만족스러울 것이다.

평점을 부여하는 주체도 상대방의 노력과 결과에 대한 마땅한 보상을 할 수 있어 기쁨이 충만해진다.

아쉬운 것은 정성적 평가내용을 다 표현하기 어렵다는 것과 학점에서는 성적분포도에 따라 최고의 학점을 줄 수 있는 학생수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때론 그 과목을 수강한 어느 학생에게도 A+ 학점을 부여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마치 콩쿠르(concours)에서 1등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이유일런지 모르겠다.


요즘은 학생들을 가르치지 않아서 학점을 평가할 일이 없지만, 일상에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중에 A+ 극찬의 표현을 조심스레 사용한다.

물론, 말뿐인 허풍이나 잘 보이기 위한 아부와는 다른 표현이다.

나의 극찬 표현의 대화문장은 사실 그렇게 호들갑스럽거나 화려하지는 않다.


"어머! 어머!!"

"대박! 초대박!!"

"완전! 멋져요!!"

"끝내주네요! 최고예요!!"


이렇게 감탄사로 점철되어 주어 서술어도 제대로 없이 문장의 완성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표현은 아니다.


짧지도 그렇다고 긴 문장은 아닐지라도 시작과 끝, 기승전결의 맥락이 있는 문장을 추구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는 극찬의 내용이 거짓이나 지나친 과장이 아니어야 한다.

마치 평가절하된 가치를 알아보고 온전한 칭찬의 표현과 순수한 감동의 언어를 잘 선택해야 한다.

칭찬을 받는 사람에게 적합한 경어체를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친근감의 표현일지도 예의에 어긋나는 대화태도는 뒷여운이 쓰다.


(몇 가지 예시를 들지만, 대화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는 전달이 제한적이다)


"이렇게 선물까지 챙겨주시니 고맙습니다. 함께 할 수 있어 늘 감사한 마음이고, 당신이 주는 그 어떤 선물보다 당신이 내 인생 여정에 선물 그 자체이십니다."


"OO는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솔선수범하시니 귀감이 됩니다. 낯선 상황이었는데 OO를 본받아서 저도 할 수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보아온 **는 일과 사람에 대한 마인드셋이 공정해서 평온함을 주는 것 같아. 속도와 간격을 잘 유지하는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말이지. 함께 일하면서 많이 배우고 있어."


"가만히 흘리시는 눈물을 보니 참으로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이시군요. 제 마음의 부담까지 깨끗이 정화되는 것 같습니다."


"저를 기억해 주고 따뜻한 말 한마디로 다가와 주셔서 감사해요. 저는 그런 걸 잘 못하는데 이렇게 다정하실 수가 있다니 큰 힘이 됩니다."


"작은 마음이니 부담은 갖지 말아 주세요. 이런 마음을 평생 몇 번이나 품을 수 있겠어요. 도울 수 있는 기회 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과한 칭찬 또는 감사 표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세상이 점점 보통 농도의 말로 감각을 잘 느끼지 못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그저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죄송합니다, 사랑합니다, 감동입니다 등의 표현으로는 싱거워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첨가물이 잔뜩 들어간 듯한 센 말들이 넘실대는 것은 속이 영 편하지 않다. 그래서 한 입만 맛보아도 정갈하면서도 입에 착 감기는 음식 같은 극찬 표현을 하고 싶어졌다.


그런 표현을 하려면 먼저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집중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성복 같은 상투적 표현은 피하고 딱 맞는 개성 있는 맞춤복 원단의 단어들을 준비해야 한다.

군더더기 미사여구는 제거해야 하지만 멋진 코사지(corsage) 같은 표현 하나쯤은 포인트를 주어야 한다.

그리고 내용이 있어야 하고, 한 두 호흡으로 마무리되도록 대화가 너무 길면 안 된다.


오늘, 뚜벅뚜벅 자신의 길을 걸어갈 당신에게

최고의, 최선의, 최대의 극찬은 마땅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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