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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ffyeon Jul 28. 2022

모든 절망이 사라질 때까지

오늘은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글쓰기 모임이 이번 주면 끝이 난다. 근래에 자꾸만 시가 써진다. 퇴근할 때마다 지하철에서 메모장만 뚫어져라 쳐다본다. 하루 종일 내뱉지 못했던 말들을 적어낸다. 이를테면,


자꾸만 이곳이 물속 같다는 거. 숨을 잘 쉬고 싶어서 물고기가 되어 버리고 싶어 진다는 거.


나의 쓸모에 대해


어김없이 찾아오는 기억에 관해서


소리 지르고 망가트리고 목을 졸라서 내팽개치고 싶은 마음에 대해


 그렇게나 시에서 내가   있는 최대한으로 아우성을 지르고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시를 읽는 사람들은 너무나 담담하다고 한다.


슬픔을 담담하게 말하고, 터질  같으면서도 터지지 않는 간극에서 고통이 덤이 되어 버린 사람의 이야기.



나는  시에서도 참아내는 거지.

시가 자꾸만  모습을 하고 있다.

그게 싫다.



지난주에는 내가 생각하는 희망을 적어냈는데,

당신들은 그로테스크하다고 했다.

 희망은 괴기한 것이구나.

그렇구나.

조금 슬펐고 조금 웃겼다.




오랜만에 만난 선배와 술을 마셨다. 선배는 나에게 언제 행복하냐고 물어보았다. 자기는 요즘 그것을 숙제마냥 물어보고 다닌다며.


나는 웃었다.


선배. 행복은 있잖아. 숙제처럼 찾으려면. 절대. 찾을 수 없는 거지.


안 그래?





며칠  A 함께 의자를 찍으러 갔다. 의자를 찍는 A 뒷모습을  안에서 바라보았다. 나는 의자에 대해 생각했다. 끊임없이 의자에 대해 생각을 하다가, 의자가 결국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것에 대해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가, 의자는 의자가 아닌  되었다가, 갑자기 의자는 내가 되었다가, 내가 의자가 되었다가, 의자의 쓸모, 의자의 자신, 의자의 마음


그런 것들이 되었다가 나는 모든  버렸다.

우리는 어떤 쓸모 따위 없어도 .

그 말을 듣고 싶었나 보다.




선배는 다시 물었다.

언제가 행복해 너는?



임솔아 작가의 소설을 읽다가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자신의 이야기를 부디 해피엔딩으로 끝내 달라고 애원하는 원영의 모습을 보면서 울고 싶어졌다. 영원의 마음으로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원영으로 지은 그녀의 마음. 그걸 생각하면서 울었다. 계속. 얼굴이 다


흩어질 때까지.


견디지 못할 때는 어떡하지?

그럴  너만 생각해 지연아,

라고 중얼거리고.



이제는 내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절망이  빠져나갈 때까지.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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