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

삶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by 시인 손락천

내 당신과 함께

하나의 우산

비 내려 찰박한 거리 걸은 것은


살아보니 욕심은 하나일 때가 아름다움을 알고

심란의 지다한 욕심 빗물에 흘리어

이미 족한 내 하나의 욕심 당신을 사랑한 까닭인 거요


또 어느 봄날

하나로 손잡고

꽃가루 자욱한 연두의 계절을 걷고픈 것은


알레르기 지독한 고통만큼 잔혹하게 아름다운 시절을 알고

혹 좋은 날보다 눈물인 날 많을지라도

사랑한 이후에는 사랑 더 짙어질 까닭인 거요


- 손락천 시선집 [시로 추는 꽃춤]에서




내일부터는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른다. 아니. 사람은 누구든 걸어보지 않은 길을 걷는다. 그 누구도 미래를 살아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두려워하지 말자. 다만 한없이 사랑하였고, 미안하였던 어제와 오늘의 마음을 간진한 채 잊지 말고 살자.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내 곁의 사람을 어떻게 물들였는지를 말이다. 침잠한 세월이 지나고, 남을 것이 빛바랜 기억뿐이더라도, 죽을때까지 걸어가야 할 길이라면 그렇게 하자. 인생은 그런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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