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떨기도 하였고, 더위에 지치기도 하였다
또 잎 틔워 즐겁기도 하였고, 꽃 피워 곱기도 하였다
그랬다
기쁘기도 하였고, 아프기도 하였다
나무는 그렇게
하나씩 나이테 더하여 세월만큼 밑동 굵었다
기쁨 아닌 것이 다 슬픔은 아니듯
슬픔 아닌 것도 다 기쁨은 아니었고
그렇게 생명은 꺼멓게 이룬 띠로
살아온 세월을 헤아렸다
그리고 우리는
나무가 아니지만, 역시 그러한 생명이어서
중간에 서서 종종 웃거나 울고
기쁨이 슬픔보다 많거나 슬픔이 기쁨보다 많은 날에도
이어질 날을 위하여
나이테 두르듯 덧대어 두터웠다
그랬다
덜 아픈 생명은 있어도 안 아픈 생명이 없고
그래서 서럽던 날에도 더러는 웃었다
아프다는 건 부끄러운 게 아니라 살았음의 명백한 증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