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토닥토닥

살맛

한 걸음 뒤

by 시인 손락천

어떻습디까

나는 살아보니

단 하루의 삶에도 순간순간이 달라

그때그때 달거나 짜왔고

또 더러는 맵거나 썼더이다


하긴 삶이란 게

산하의 굽어 꺾임 같아서

언제 무엇을 맞닥뜨릴지 알 수가 없고

그래서 마주친 모양대로

얄짤없이 느끼며 사는 것 아니겠더이까


그렇습디다

느낌도 없고 의미도 없고

무엇을 하여도 무엇을 하지 않은 것 같다면

그야말로 죽을 맛이고

또 그것으로 죽어가겠지만


좀 우스꽝스러운들 어떻겠습디까

그대로의 겪음을 안아 살뜰히 웃고 울었다면

사는 것처럼 산 것 아니겠더이까

웃음과 울음도 그 정체없던 흡족과 공허도

그것대로 열열한 살맛 아니겠더이까


- 손락천


“쓴맛, 짠맛, 매운맛, 신맛, 이것들보다 더 독한 놈은 죽을 맛”이라는 2020. 5. 8.자 페친 이은숙 님의 포스팅을 본 후, 양해를 받아 붓 가는 대로의 느낌을 쓰다.


https://youtu.be/MSAtXO4J9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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