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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Jan 27. 2022

깜냥

한 걸음 뒤

창을 보다 비친 얼굴에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니

창에 비치던 얼굴이

하늘에는 비치지 않더이다


하여

나는 어찌 하늘에 그려지는 얼굴 하나 없을까

무거운 한숨을 쉬었는데


지나고 보니 그것은

내가

먼 곳의 진실을 품지 못하고

가까운 진실로만 배회하였던 까닭이더이다


그러고 보니

내 여태

겨울에 핀 동백과 매화를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도

그것 때문이겠더이다


그 꽃은 먼 곳의 봄을 보고 피었지만

나는 내 눈앞이 겨울이어서

그 꽃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겠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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