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가 사람에게

가깝거나 아주 짧은

by 시인 손락천

박힌 뿌리에

갈 데가 있어도 갈 수가 없는 갈대는


굼실굼실 뿌리를 뻗어

시선의 끝까지를 갈대로 채운다


기웃기웃 씨앗을 흩어

시선 너머로 지경을 넓힌다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자리에 얽맨다는 의미일 수가 없다고


발 없는 족속의 생명이란 때때로

발 있는 족속의 생명보다 장엄한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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