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살아있다는 게

by 시인 손락천

산을 오른다는 건

사소한 희망 하나를 이룬다는 것이다


생각하면 우리는 늘 큰 것을 꿈꾸고

쉬이 다다를 수 없음에 어둠의 수면을 걸었지만

돌이키면 우리 못한 일 이다지도 많다


꽃이 아무 때나 피지 않은 것처럼

희망은 때가 아니면 피지 않고

우리는 다만 가능하고 사소한 것들의 오늘을 살아야 한다


홍역 같은 때를 보내고서야 안 것이지만

큰 꿈은 작은 꿈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었다

늦었지만 산을 디딘 이유다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산은 그 자체의 버거움으로 사람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것은 견딜 수 없는 유혹이다. 비록 어려움을 무릅써야 할 일이지만, 사람이 산에 끌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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