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벤치에서
무엇에 즐거운지
무엇에 노여운지
바람의 기분은 바람이 아니라
바람을 맞은 나무의 흔들림과 소리로 안다
사람도 그렇다
나는 그런 게 아니라 하지만
여울진 희로애락은
마주한 사람에게서 비치고
이 밤
나무가 바람에 일렁인다
설풋한 속삭임이
동백을 떨구고 매화를 영근다
<그 자리의 꿈> 출간작가
그리움으로 시와 그 곁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