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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토닥토닥

소망

빈 벤치에서

by 시인 손락천

찬바람 지나간 자리

꽃이 내려앉았다

황망함이 지나간 자리엔 간절함이 내려앉고


마음대로 와서 마음대로 휘젓고 가더라며

숱한 날들을 바람 탓하며 살았던 나는

이제야 내가 모든 타자에게 바람이었음을 알고


다만 기도하였다


바람에 흔들리던 시절에도

바람으로 흔들던 시절에도

불어오거나 불어간 바람이 좋은 바람인지를 확신한 적 없으니


그저 부디

내 불어간 바람이 그네들에게

그네들 불어온 바람이 나에게


좋은 바람이기를




*사진 : 여백 최익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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