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벤치에서
열구름처럼 자유로웠다네
멍들지 않았다면
매지구름 될 일 없이
그래도 비꽃처럼 처연했다네
내리훑지 않았다면
억수비 될 일 없이
하지만 진흙처럼 느직했다네
밟히지 않았다면
진창 될 일 없이
그래서 꽃씨를 꿈꾼다네
푸른 잎 연(蓮) 꽃대에
희망 맺자고
*열구름 : 지나가는 구름
*매지구름 : 비를 머금은 검은 조각구름
*비꽃 : 비가 시작될 때 떨어지는 비 한 방울 한 방울
*사진 : 여백 최익환
<그 자리의 꿈> 출간작가
그리움으로 시와 그 곁의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