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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Feb 09. 2017

빈 잔

시를 쓰다

우스운 것은

살수록 살 이유가 늘어난다는 거다


삶은 익숙할수록 아쉬움 남아

미진한 만큼 더 채우라 하고

푸르뎅뎅 땡감처럼

떫음 떨치라는 성화로

다 못한 마음에 애쓰라 한다


그래도 쌓이는 게 아쉬움 

우습지만 말이다  


- 손락천



삶이란 채울 수 없는 빈 잔과 같다. 그만큼 살았으면 그만큼의 미련이 없어져야 할 테지만, 애쓴 만큼 미련만 더 쌓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란 빈 잔에 부은 애탄 위로와 같다. 삶이 결핍과 아쉬움으로 괴로워할 때 [원래 그런 거야. 그냥 그대로 잘하고 있어]라며 토닥이는 무엇이기 때문이다.


한 번도 빈 잔을 채워 족한 적이 없지만, 신의 몫은 신에게 남겨두고 그렇게 살자.


삶은 보이지 않는 곳도 걸어야 하는 것이고, 또 그렇게 사는 것이 사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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