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그 짙음에 대하여

삶을 쓰다

by 시인 손락천

바람에 누운 개망초가 기다린 것은

비였다


볕에 물들고 바람에 짙어져도

비 아니면 시들어서다


지금 모습에 물든 우리여


우리는

더 짙을 짙음이던가

그만 짙어 시듦이던가


- 손락천



생화가 화사한 것처럼 말린 꽃도 화사하다.

그러나 그 화사함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말하지 않아도 확연히 와 닿는 차이.

그래서 우리는 이미 우리 선 곳을 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