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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Jul 19. 2017

기억에 마주 서다

희망 너머

문득 열네 살 그 따갑던 봄날의 설렘이

바랜 사진처럼 툭 떨어졌다


생각해보니 그러고도 삼십 년을 더 살았는데

정신은 아직 열네 살이었고

세월 간만큼 책갈피 은행처럼 짙어지기만 했다


문득 1987년 그 따갑던 까까머리 중학생이

눈 붙이려 누운 나에게 툭 떨어졌다


조금 더 절제하고 약간은 노련해졌지만

빛깔만 짙을 뿐

바싹 말라 부서지기 쉬운 나에게로 말이다


- 손락천



문득 상기된 사춘기의 기억에 밤을 앓았다.

그러고 보니 아직 나의 사춘기는 끝난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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