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3

삶의 옅음 혹은 깊음

by 시인 손락천

한 톨 외로움 벗기 위해

그대에게 펜을 들었다


추억을 먹고

그리움을 먹고


컥컥 차오르는 후회에

애달픔을 삼키고


몇 줄 글을 쓰다

몇 줄 글을 지웠다


글 몇 줄에 토해낸

추억과 그리움, 컥컥 막히는 애달픔


하지만 이젠

내 진실도, 네 진심도 아닐 것을


누구의 그리움도 아닌 식어버린 심장에

준비 안 된 메스로 도려내는 것 따위


"이건 아니다" 펜 놓으니

한 톨 외로움 더해졌다


- 손락천 시집 [비는 얕은 마음에도 깊게 내린다]에서




글을 쓴다는 것은 깊이를 알 수 없는 심연에 빠진다는 것이다. 어떤 갈등이나 갈증도 해소되지 않은 채 더욱 앓아 아픈 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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