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하고 시시한 이야기
울음이 붉게 핀 계절엔 걸을 테요
잎새 떨구며 배웅하는 낙엽에
그 길에 묻히어 붉게 진 가을에
하나의 시절이 죽고 하나의 시절이 잉태된
그윽한 혼돈의 길을 걸을 테요
이 계절을 걸을 때엔 나를 내버려두오
걷다 보면 계절이 가고 계절이 오고
삶의 꿈 하나를 접고 삶의 꿈 하나를 다시 꾸고
오롯이 돌아돌 테니
혹 미친듯하여 걱정되어도 내버려두오
- 손락천
손락천 시집 [시시하고 시시한 이야기]에서
온전히 가을을 노래하는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언어가 짧아 다 쓰지 못하고, 이렇게 가을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