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오랜 벗에게

by 시인 손락천

오늘 스친 인연은

내일 다시 아니 보고

또 그렇게 며칠이 가면

기억 너머 떨어질 꽃이지만


내 오랜 사람은

한동안 아니 보고

또 연락 없어도

영영 아니 질 꽃이오


두어 달 전 대로의 대포집

세월 두고 만나

고작 잘 지냈느냐는 말이 전부였지만

실은 반가웠소


말은 못했지만

대포집 아니라 어디에서 피어도

아니 져 영영 흴 우린

뚝뚝 떨어질 꽃보다 낫소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가깝게 사귄다는 것은 어쩌면 삶의 어느 한 기간 동안에 대한 것일 테다. 하지만 어느 한 기간이라도 가깝게 지냈다면, 마음에선 늘 그 기억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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