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인 구십

토닥토닥

by 시인 손락천

돌아보면

고만한 헤아림으로

최선 아닌 세월을 보냈다


최선이 아니어도 삶은 고된 것인데

고됨을 피한다며 외려 고됨에 얽매였던 거다


그리고

희끗한 귀밑 머리

부끄러움이 되었다


- 손락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우중충한 하늘.

문득 윤동주 시인의 시구가 떠올라 어스름을 심란케 했다.

선생님은 스무일곱 해를 사시면서 그렇게 괴로워했던 것을.

나는 그보다 열여덟 해를 더 살고도 덜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것은 부끄러움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