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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May 19. 2018

꺾인 구십

토닥토닥

돌아보면

고만한 헤아림으로

최선 아닌 세월을 보냈다


최선이 아니어도 삶은 고된 것인데

고됨을 피한다며 외려 고됨에 얽매였던 거다


그리고

희끗한 귀밑 머리

부끄러움이 되었다


- 손락천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우중충한 하늘.

문득 윤동주 시인의 시구가 떠올라 어스름을 심란케 했다.

선생님은 스무일곱 해를 사시면서 그렇게 괴로워했던 것을.

나는 그보다 열여덟 해를 더 살고도 덜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것은 부끄러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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