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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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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손락천 Oct 28. 2018

믿음, 보이지 않은 것에 대한

토닥토닥

새벽바람에도 달이 빛났다

달은
지난밤으로부터 멀리 가지 않았고

또 나에게 늘 그대로의 자신인 것을 증명했다


그러나
해가 뜨고 달이 묻히고

나는 다시
방금의 증명에도 흔들렸다 

늘 그대로인 달이어도 묻히어 보이지 않는 달은

나에게
그대로인 달이었을까 
가끔만 그대로인 달이었을까


- 손락천



버클리는 지각되는 만이 존재한다고 했다.
따라서 그는 지각되지 않는 물질, 예를 들어 저 멀리 아무개 집에 있는 황금송아지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버클리는 자신이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존재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그가 지각하지 못하더라도 신이 지각하고 있는 것, 다시 말해 비록 눈 앞에는 없지만 신이 지켜보고 있는 것은 그것이 무엇이든 어디에 있든 존재한다고 했다. 

섞일 수 없던 합리론과 경험론이 비로소 섞이게 된 지점이다.
그리고 나는 아직 근대의 이 지점에서 서성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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