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짧은

by 시인 손락천

이른 겨울이 늦은 겨울에 부딪혀

산산이 부서진 계절의 파편


봄, 잔해 더미를 걷다 구부러졌다


날카롭게 찌른 계절의 파편

시린 겨울이어도 이토록 아리지는 않아


봄, 몇 날 며칠을 앓아누웠다


- 손락천 시집 [꽃비]에서




겨울과 봄 사이. 벌써 목련이 솜털처럼 움트고, 개나리가 고개를 내민다. 그러나 아직은 때 이른 봄에 관대할 수가 없는 겨울이다. 불현듯 맴매할 혹독한 추위가 저기 그대로 서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깊은 밤, 시를 묻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