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례에서 본 스테이블코인의 명암

이재명 정부와 가상화폐 정책

by 문필
집무실에 자기가 존경하는 대통령 초상화를 둔 트럼프 (출처: Politico)

트럼프는 취임 직후 집무실에 걸려 있는 루스벨트 대통령 초상화를 걷어내고 그 자리에 자신의 롤모델인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를 걸었다.


바로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이다.


앤드류 잭슨은 귀족 출신이 아닌 일반인으로서 최초로 미국 대통령에 오른 인물이자 미국 중앙은행을 잠시나마 폐지했던 인물이다.


트럼프의 롤모델인 덕분인지 트럼프가 시행하려는 정책과 앤드류 잭슨의 정책은 비슷한 점이 많다. 그중 하나가 바로 '탈중앙화 정책'이다.


앤드류 잭슨은 중앙은행을 폐지함으로써 화폐의 탈중앙화를 일으켰다. 또한 트럼프는 스테이블코인 정책으로 화폐의 탈중앙화를 밀어주고 있다.


현재 한국 정부 또한 코인 트렌드에 힘입어 국민들에게 생소한 스테이블코인 정책을 시행하려고 한다. 이것이 한국 경제에 득이 될지 실이 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앤드류 잭슨의 '중앙은행 폐지'라는 역사에서 이 정책의 명과 암을 엿볼 수 있다.


앤드류 잭슨의 유언으로 많이 알려진 "내가 은행을 죽였어" (실제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1837년 미국 7대 대통령 앤드류 잭슨은 미국 중앙은행에 부정적이었다. 은행이 미국을 지배하는 거대 권력으로 커져 부유층의 이익만 대변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앤드류 잭슨은 1837년 미국 중앙은행을 폐지하고 정부가 나서 단일 법정 화폐를 발행하는 기관을 없애버렸다. 이른바 ‘자유 은행 시대’이다.


덕분에 미국 민간 은행은 정부 규제 없이 지폐를 마구 찍어낼 수 있었고 이는 대출 증가와 미국 전역에 돈을 뿌리는 효과를 낳게 된다. 이 결과로 미국에는 철도, 도로 등 사회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됐다. 경제 부양 효과를 준 것이다.


미국 서부 개척의 대명사인 '골드러시'도 이때 일어났다.


반면 덕분에 미국은 사회적 혼란 또한 겪게 된다. 민간 은행의 걷잡을 수 없는 대출에 국민들 사이에선 ‘부실 대출’과 ‘버블’ 의심이 피어났고 이것이 커져 ‘뱅크런’ 사태가 일어난다. 은행마다 서로 다른 지폐를 발행했고 정부가 직접 규제할 수 없었다.


이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 1863년 미국 정부는 다시 자유 은행을 규제하고 중앙은행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순식간에 가치가 떨어진 '그 코인'


이재명 정부가 시행하려는 스테이블코인 정책 또한 민간에 의한 정책이다.


화폐는 기본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할 만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민간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이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믿음을 줄지는 의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코인판 ‘뱅크런’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는 이 사태를 불과 3년 전에 겪었다. 바로 ‘테라-루나 사태’다.


테라-루나 또한 1코인 당 1달러 가치를 연동한 스테이블코인이었다. 초기에는 달러라는 실제 화폐와 코인 가치를 연동해 전 세계적으로 화제였지만 어느 날 이 믿음이 깨져버렸다. 그리고 코인의 가치는 불과 1분 만에 0으로 수렴했다.


그 피해는 대한민국 국민을 넘어 전 세계 코인 투자자들이 떠안았고 한때 획기적인 천재 한국인으로 불리던 그 사람희대의 사기꾼이 됐다.


'화폐 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은 피할 수 없다. 다만 그렇다면 적어도 코인 정책은 정부가 컨트롤 가능한 선에서 펼쳐야 된다.


앞서 말한 테라-루나와 더불어 조선시대 상평통보, 고려시대 삼한통보모든 화폐의 실패는 화폐 그 자체의 신용이 깨질 때 발생했다.


현재 유럽 국가의 유로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는 이유도 각 국가가 자신들에게 맞는 통화 정책을 개별적으로 펼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는 민간 기업이 아닌 정부가 직접 코인을 발행하거나 적어도 금융당국의 감독과 규제를 받는 은행권으로부터 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등 적어도 국가가 컨트롤이 가능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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